
"'정치 하지 마라'던 노무현 대통령님 유언 다시 아프게 와서 꽂힌다"[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드루킹 김동원 씨와 공모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향해 "경수야! 이럴 땐 정치를 한다는 게 죽도록 싫다"라고 밝혔다.
최근 아랍에미리트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임 보좌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하지 마라'던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언이 다시 아프게 와서 꽂힌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함께 만감이 쏟아져 내린다"라고 적었다. 1심 판결이 정치적 판단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임 보좌관은 "경수야, 우리는 널 굳게 믿는다. 사람 김경수를 좋아하고 믿는다. 정치인 김경수를 한없이 신뢰하고 응원한다"라며 "항상 널 보며 친구로서 더 맑아지려 노력한다. 항상 널 보며 정치적 동지로서 더 반듯해지려 노력한다. 견뎌내 다오. 견뎌서 이겨내 다오. 미안하다"라고 김 지사의 구속을 안타까워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이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회를 봤던 것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를 통해 드루킹 김 씨 등이 댓글을 조작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김 씨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계속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오사카, 센다이 총영사 자리 추천했다"며 "김 지사의 행위는 단순한 포털서비스 업무방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건전한 여론형성 심각하게 저해했다. 유권자들의 판단 과정에 개입해서 정치적 결정을 왜곡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래돼선 안 되는 공직을 제안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김 지사는 1심 선고 후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진실을 외면한 재판부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며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지사는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거론하며 결과를 예상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려한 일이 현실화됐다"면서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이번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다시금 진실 향한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실체적 진실 밝히기 위한 과정을 이어갈 것이며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무죄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