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자격 시비' 황교안, 당 대표 출마 '나는 문제없어'
입력: 2019.01.29 00:05 / 수정: 2019.01.29 00:05

오는 29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출마 자격 시비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남윤호 기자
오는 29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출마 자격 시비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남윤호 기자

논란 핵심엔 '계파 갈등'…반발 계속될 듯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굳힌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격 시비 논란이 뜨겁다. 황 전 총리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다는 계획이지만, 이후로도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한국당에 입당한 황 전 총리는 오는 2월 말 전대 출마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당 당헌 제6조에 따르면 피선거권은 책임당원에게만 부여되는데, 책임당원이 되려면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 전 총리의 경우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다음 달 12일까지도 기간이 충족되지 않는다.

그러나 당 대표 선출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당헌 제26조가 밝히고 있는 부분은 또 다르다. 제26조 5항은 '당 대표의 선출에 관한 기타 필요한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고 하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에 관한 당규 제9조는 당 대표 피선거권을 '국회의원 선거의 피선거권이 있고 후보자 등록 신청일 현재 당원인 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당원'이기만 하면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당 상임전국위원장과 전당대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28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마 자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한국당 상임전국위원장과 전당대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28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마 자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이같이 당헌·당규가 서로 충돌하는 듯 보이는 상황에서 당헌·당규 유권해석 기능이 있는 상임전국위원장과 전대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 전 총리는 (당 대표 선거 출마) 자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 의원은 "한국당 당헌 6조는 당원 피선거권에 관해 규정하는데 이는 일반 규정으로 사료되며, 당헌 26조는 당 대표 선출에 관한 기타 필요 사항을 당규로 정한다고 특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당 대표에 관한 세부사항을 당규로 위임한바 당헌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했다.

다만 한 의원은 "당규에 정해진 바대로 상임전국위에서 유권해석을 내려야 하는데 아직 소집할 수가 없고, 이에 대표인 의장이 이런 의견을 발표한 것"이라며 "만약에 상임위원들이 반대하면 (이 의견이) 효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이와 관련 전날 당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유권해석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당 선관위는 29일 회의를 열고 유권해석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당 선관위가 황 전 총리의 출마가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를 의결한다면 황 전 총리는 출마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황 전 총리 자격 시비 논란의 핵심엔 계파 갈등과 견제가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황 전 총리의 출마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비박(非 박근혜)계 등 황 전 총리 반대 세력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선관위 등이 황 전 총리 출마 쪽으로 손을 들더라도 이후 반발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준(왼쪽) 비상대책위원장 등 한국당 내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마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병준(왼쪽) 비상대책위원장 등 한국당 내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마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날(28일) 비대위 회의에선 직접적으로 이와 관련 반발이 표출됐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황 전 총리 출마에 문제가 없다'는 당내 목소리를 의식한 듯 "당헌·당규를 가볍게 여기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형식주의적 논리로 치부해도 된다는 얘기를 비대위원장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황 전 총리 출마에 회의적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설전도 있었다. 황 전 총리 출마에 부정적인 최병길 비대위원은 "한국당이 과거로 돌아가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분이 영입대상이 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당헌·당규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예외적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호 비대위원도 "유명 인사, 유력자는 인물 영입이다 해서 예외로 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특권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황 전 총리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이에 이만희 의원이 "당 대표 출마자격을 놓고 논쟁이 오가는 것은 보수통합을 바라는 국민 소망에 맞지 않다. 국민은 누구든지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해 문재인정부를 막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분위기가 굳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황 전 총리는 전대 출마를 강행한다는 의지다. 황 전 총리는 29일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에서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자신의 자격 시비 논란에 대해 "저는 법조인이다. (출마 자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헌·당규 앞뒤로 보면 답이 다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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