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지방여성의원 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 참석한 황교안(왼쪽부터) 전 총리, 안상수, 주호영, 정우택 의원, 김병준 비대위원장, 심재철, 김진태 의원. 이들은 모두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할 것으로 거론된다. /뉴시스 |
'손혜원 논란'에 밀리고 … '북미회담' 겹쳐 컨벤션 효과 無 우려
[더팩트ㅣ국회=이원석·박재우 기자] 오는 2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판이 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의원 등 거물급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흥행 가능성엔 물음표가 붙는다. '손혜원 투기 논란',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 거대 이슈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 홍 전 대표는 벌써부터 본격적인 전당대회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들은 지난 25일 일제히 영남지방을 방문, 각각 당원들을 만났다. 김무성 의원은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관측되지만, 지금까지 불출마하겠다던 태도를 바꿔 "위기가 오면 나서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지만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도 김진태·심재철·안상수·정우택·조경태·주호영 등 당 안팎으로 인지도 있는 현역 의원들도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일각에서 미니 대선 경선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당내 유력 인사들 대부분이 출마하는 전당대회가 마련된 것이다.
최근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논란으로 인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주자들의 소식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목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손혜원 의원. /남용희 기자 |
이번 전당대회에 주자들이 몰린 것엔 몇 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차기 당 대표는 내년 열리는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지휘하게 된다. 특히 당 대표는 공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세 결집에 용이하다. 아울러 총선에 승리한다면 보수 진영 내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 이는 2022년 열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로도 이어진다.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대거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 전당대회는 커지는 판에 비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부의 큰 이슈들 때문이다.
최근만 봐도 '손혜원 이슈'가 정치권 소식을 덮으면서 한국당 주자들의 뉴스는 거의 묻힌 분위기였다. 지난 23일 여러 당권 주자들이 제각각 일정을 가졌지만, 당일 뉴스는 손 의원의 목포 현장 기자간담회로 도배됐다.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 홍 전 대표의 영남 동시 방문 소식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손 의원 논란은 적어도 1, 2주 지속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월 말 베트남에서 제2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 더팩트DB |
이뿐만 아니라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말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2차 북미회담은 지난해 한껏 세계를 들뜨게 했던 북미·남북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없어 꺼져가던 비핵화 불씨의 생사 여부가 달린 만큼 주목도가 상당하다. 날짜가 아예 겹친다면 한국당 입장에선 '최악'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비슷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당은 이미 지난 21일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대책회의'까지 열고 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 참석 직후 브리핑에서 "우려가 있다. 2월 말 저희 당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가 묻힐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그 직후인 삼일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점도 한국당엔 악재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미북정상회담 이후 삼일절에 김정은 답방 추진이 잘못되면, 실질적 비핵화·실질적 평화가 아닌 또 하나의 이벤트로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견제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