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호 "같은 당끼리 논의할 수 있는 사안으로 갈등…국민은 불편"[더팩트|문혜현 기자] '광화문 광장 개편안'을 두고 벌어진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대립에 김부겸 행안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권주자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시장과 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불리는 민주당 인사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의 갈등을 대권주자들의 '세력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기관 대 기관의 문제로 입장과 견해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당 차원에서 특별히 (해당 사안을) 언급하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행안부는 (광화문) 설계안이 정부종합청사 부지를 침범해서 충분한 협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근 서울시가 광화문 개편안을 전격 발표한 가운데 행안부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후 김 장관은 2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인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광화문 개편안엔 정부서울청사 부지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앞쪽 도로가 없어지면 차가 접근할 수 없고, 주차장도 쓸 수 없게 된다. 이번 설계안은 한 마디로 정부서울청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그런 안을 정부청사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24일) 잘 협의해서 해결하겠다고 양 기관이 만나서 발표까지 했다. 그런데 장관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나"라고 김 장관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여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 시장과 김 장관의 다툼이 고조되고 있다"며 "굳이 시시비비를 가리자면 김 장관이 옳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25일 '박원순식 광화문광장 반대하는 김부겸 장관이 옳다"는 논평을 통해 "광장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 그 기능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박 시장과 김 장관은) 같은 당 소속이지 않나. 충분히 협의의 장을 열어 논의할 수도 있었을 텐데 따로 마이크를 잡고 나와 발언하는 게 국민들 보기에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적으로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발표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다소 성급하고 관 위주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교통영향 평가와 더불어 '광장 개편이 왜 필요한가'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