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목포 찾은 한국당… 주민들 "워매 손혜원이한테 고맙구먼"
입력: 2019.01.22 18:51 / 수정: 2019.01.22 20:2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한선교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전남 목포시 역사문화거리를 방문했다. 취재진, 주민 등 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 /목포=남용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한선교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전남 목포시 역사문화거리를 방문했다. 취재진, 주민 등 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 /목포=남용희 기자

나경원 등 한국당 방문 소식에 몰린 인파 '와글와글'

[더팩트ㅣ목포=이원석 기자] "워매 우리 동네가 유명해지긴 했나벼. 나경원까지 온다고? 손혜원이한테 고마워해야쓰겄네."

22일 오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등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방문하기로 한 목포 역사문화거리는 구경 나온 주민, 상인, 취재진으로 인산인해였다. 좁은 왕복 1차선 도로는 사람으로 가득 들어찼다. 곳곳에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최근 투기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손혜원(무소속) 의원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취재진도 각각 주민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며 이번 논란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몇몇 주민은 취재진에게 먼저 말을 걸면서 자신의 시각을 얘기하기도 했다.

주민들 대부분은 손 의원이 투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70대 주민은 취재진에 "이 낡은 곳에 무슨 투기냐. 아주 오래되고 버려진 곳을 손 의원이 산 것"이라며 "여기 사람 대부분은 다 같은 생각"이라고 손 의원을 두둔했다. 다른 주민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그래도 공인이니까 손 의원이 잘못한 것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주민들이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꺼내놓은 말이 있었다. "이곳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도 않던 곳"이라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한선교 TF 위원장 등 한국당 의원들이 도착하자 순간 현장은 술렁였다. 주민들은 수군댔다. 한쪽에선 "철저히 조사해달라", "한국당 파이팅"이란 소리도 들렸다. 대체적으로 주민들은 신기해하는 눈치였다.

거리를 둘러보는 한국당 의원들. /남용희 기자
거리를 둘러보는 한국당 의원들. /남용희 기자

의원들은 손 의원이 매입, 리모델링해 현재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는 '창성장' 앞에 섰다. 취재진 및 주민들이 한국당 의원들 주위를 빙 둘러쌌다. 나 원내대표는 "공직자로서의 처신을 생각해본다. 흔히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메지 말라'고 얘기한다. 이번 사건은 오얏나무 밑에서 정말 오얏나무를 다 가져가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손 의원을 꼬집었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위치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움직이자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인파도 함께 움직이면서 혼란이 있기도 했다. 사람들로 가득 찬 도로는 꽉 막혀 마비됐다.

움직이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몇몇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나 원내대표님, 원도심 좀 살려 달라. 지금 말고 밤에 와보라. 아무도 없다"며 "굶어 죽겠다. 투기라고 말만 하지 말고, 강남만 살리려고 하지 말고 여기도 좀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주민은 "제대로 좀 보고 가라. 훑고 간다고 뭐가 보이겠나"라고 꼬집었다.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는 한국당 의원들 뒤를 인근 주민 등 많은 인파가 따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는 한국당 의원들 뒤를 인근 주민 등 많은 인파가 따르고 있다. /남용희 기자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논란과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약 10분가량 이동했다. 이동한 거리는 약 100m 정도로 창성장부터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 카페 인근까지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따로 창성장이나 갤러리 카페 가까이까지 접근하진 않았다. 다만 인파의 관심이 그리로 쏠리면서 갤러리 카페 등 내부에선 직원들이 당황한 듯한 모습이었다.

시찰을 마친 뒤 나 원내대표는 "돌아보니 이곳은 정말 오래된 문화와 역사의 공간이라 보존해야 한다"며 "다만 정말 제대로 해야 하고, 다른 지역과 균형에 맞지 않고, 투명하지 않은 부분을 찾아서 걸러내겠다"고 강조했다. 한 주민은 "돌아보니 어떠냐"고 나 원내대표에게 묻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다 말했다"고만 답한 뒤 버스에 올라탔다.

한국당 의원들이 떠난 뒤 한산한 거리. /남용희 기자
한국당 의원들이 떠난 뒤 한산한 거리. /남용희 기자

한국당 의원들이 떠난 뒤 몰렸던 인파는 흩어졌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송모(56) 씨는 취재진에게 "투기인지 뭔지는 조금 헷갈려도 이럴 때만 여길 찾는 저 사람들보단 손 의원이 훨씬 낫다"며 "여기 사람들은 내심 무관심하던 곳에 사람이 몰리니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한산했다. 몇몇 목포 시민이 창성장과 갤러리 카페 등을 구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궁금증에 창성장을 찾았다는 목포 시민 이모(45) 씨는 "보는 시각에 따라 투기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사람 없는 거리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지금 서로 싸우고 손 의원도 나서서 사람들을 비판하고 하는 상황 자체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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