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광화문 집무실 이전, 비용·행정 불편…당분간 보류"
입력: 2019.01.22 17:35 / 수정: 2019.01.22 17:35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회의, 가급적 영상회의 통해서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이었던 광화문 집무실 이전을 보류했다. 또 화상회의 방식을 늘려 효율성과 소통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행안부 세종청사 이전에 관한 보고를 받은 뒤 "행안부의 세종시 이전하고 연계해서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것을 구상하고 공약했다"며 "정부종합청사에 이런 정도의 공간이 날 기회라는 게 이런 시기 말고는 이제 없기 때문에 그 계기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공약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이나 영빈관 같은 의전 공간, 헬기장 또는 지하 벙커와 같은 시설은 옮길 수 없고 계속 사용해야 하고, 이제 옮길 수 있는 것은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이라며 "대통령 집무실하고 비서실만 옮겨놓는다고 하더라도 청와대나 북악산은 훨씬 더 많은 개방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이어 "특별히 경호상의 문제나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출퇴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일반 국민께서 보게 된다면 그것이 나는 대통령 문화를 바꾸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상당히 나름대로 의미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했고 좀 역점을 두었던 공약"이라면서도 "아주 경제가 엄중하다고 하는 이 시기에 많은 리모델링 비용을 사용하고, 그다음에 이전하게 되면 또 그로 인한 행정상의 불편이나 혼란도 상당 기간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굳이 이전을 꼭 할 만큼 그것이 우선순위가 있는 그런 과제냐는 점에 대해서 국민께서 과연 공감해 주실까, 그런 점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그때의 광화문 시대, 집무실 이전 공약은 일단 당분간은 조금 더 보류하고,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들을 봐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정부 부처의 회의 방식 변경에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차관들이 서울에서 일을 볼 때가 많기 때문에 세종시에 얼마나 부처에서 근무하는지를 살펴 시간을 다 합쳐봤더니 월평균 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국·실장들도 장·차관에 대한 보고를 위해서 서울로 와 있을 때가 많다"며 운을 띄웠다.

문 대통령은 "실무급에서는 그냥 보고 자료만 작성해서 서울로, 서울 사무소로 보내면 서울의 국·실장들이 적절하게 수정해서 장·차관에게 보고를 하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부처 내의 과거에 업무 결재 과정에 있었던 소통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장관들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조금 더 해주셔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가급적 장관님이 굳이 서울까지 안 와도 될 수 있도록 서울에서 회의하는 경우에도 영상회의를 많이 활용한다든지, 장관들이 세종시를 떠나지 않아도 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우리가 일하는 어떤 방식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득이 서울에 와있는 경우에도 그 때문에 굳이 실‧국장분들이 서울에 와서 보고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게끔 작은 보고 회의도 가급적 영상회의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함께 기울여 달라"면서 "이번에 (행안부 이전에 따른) 여유 공간이 생긴다면 큰 회의뿐만 아니고 몇 명 규모의 보고회의도 영상회의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회의실을 많이 만들어 주면 여러 가지로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한 행안부는 오는 24일부터 2월 말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서 세종시로 이전한다. 정부세종 2청사에 우선 입주하되 부족한 공간에 대해서는 인근의 민간 임차청사에 임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shincombi@tf.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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