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오세훈·황교안 광폭 행보…홍준표, 급히 '영남'가는 까닭
  • 이원석 기자
  • 입력: 2019.01.22 05:00 / 수정: 2019.01.23 16:10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당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새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당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새롬 기자

"黃 등판, 洪 출마할 수밖에"…홍준표 당권 '재탈환' 나설까?[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거의 마음을 굳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1일 나란히 영남을 찾으며 광폭 행보를 보인 가운데 정치권 시선은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여부로 쏠린다.

대선주자급으로 분류되며 이번 전당대회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이날 각각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찾았다. 당권 도전 결심을 굳히고 본격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 전 대표는 이들과 함께 유력 당권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출마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홍 전 대표 역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오는 30일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출마 여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홍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에 따라 전당대회 판도가 크게 변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우선 홍 전 대표가 없다면 흐름은 오 전 시장 대 황 전 총리의 양강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비박(非 박근혜)계와 친(親)박계의 싸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통합을 외치곤 있으나 지지 세력 자체는 명확히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기에 홍 전 대표가 들어가면 싸움은 더 복잡해진다. 친박, 비박, 친홍으로 지지 세력이 나뉘며 혼전(混戰)이 예상된다. 물론 계파 갈등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현 보수 진영 상황상 경쟁이 단순히 계파 논리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판도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경쟁이 격화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당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홍 전 대표가) 직전 대표이기도 했고,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출마하진 않을 것 같다. 상식엔 맞지 않는다"면서도 "만일 홍 전 대표가 나온다면 상당히 큰 싸움이 될 것 같다.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등 정말 강한 주자들이 많다"고 내다봤다.

지난 18일 홍대 인근 스튜디오에서 TV홍카콜라 1000만 조회 기념 촬영 전 대기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이새롬 기자
지난 18일 홍대 인근 스튜디오에서 TV홍카콜라 1000만 조회 기념 촬영 전 대기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이새롬 기자

당내에선 홍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비상대책위 출범 직전의 대표였는데 또 나오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홍 전 대표가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전문가들은 황 전 총리의 출마가 홍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고 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99.9%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황 전 총리가 홍 전 대표의 고민을 해결해줬다. 홍 전 대표 본인은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있어 출마를 고민했는데 박근혜 정부 무너질 때 책임이 있는 황 전 총리가 나오니 그 심리적 족쇄를 풀어준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홍 전 대표가) 나갈 거라고 본다. 여태까지 TV홍카콜라(유튜브) 활동 등을 보면 당내에 세력이 없기 때문에 외곽에서 내부를 점령한다는 전략인데, 그것을 위해선 전당대회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황 전 총리라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난 것도 한 이유"라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 전격 입당하며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이후 홍 전 대표도 직접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견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홍 전 대표는 지난 18일엔 SNS를 통해 "당이 존폐 기로에 섰던 지난 2년 동안 뒷짐 지거나 탄핵 때 동조 탈당하거나 숨어서 방관하던 사람들이 이제야 슬슬 나와서 당을 살리겠다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어이없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를 정면 겨냥했다. 특히 그는 "법무부장관, 총리 때 검증받았다고 정치판에서 병역 면제 문제가 그대로 통하리라 생각하나"라며 황 전 총리의 병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30일 출판기념회 때 말씀하신다고 했으니 마지노선은 그날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 자신이 나가는 것이 맞는지, 나간다면 왜 나가는 것인가에 대한 명분도 서야하고,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이날(21일) TV홍카콜라 지방 순회 게릴라 콘서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이번주 금요일 대구를 시작으로 토요일은 부산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며 "장비와 여건이 갖춰지면 울산, 창원, 안동, 대전, 천안, 청주, 수원, 인천, 춘천, 강릉, 제주, 광주, 전주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렸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홍 전 대표가 당권 재탈환 결심을 굳혔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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