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나라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 앉았다'
입력: 2019.01.17 08:39 / 수정: 2019.01.17 08:39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경제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청와대와 반대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재판 청탁 의혹을, 손혜원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어 문 대통령에 악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경제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청와대와 반대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재판 청탁' 의혹을, 손혜원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어 문 대통령에 악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與 '탈원전 논란'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악재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나라의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

지난 2004년 한 경제 채널 생방송 당시 패널로 나온 한 애널리스트의 얼굴에 파리가 앉았다.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돌발 상황에 이를 본 진행자의 웃음이 터졌고, 패널도 황당한 상황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회자가 "나라의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라며 상황을 수습하려 했으나 한번 터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화면조정으로까지 이어진 대형 방송사고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들어 경제 행보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2일 경제 대표주자들과 함께 신년회를 개최한 데 이어 7일 중소·벤처기업인, 15일 대기업·중견기업·지방상의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모두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 활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에서 열렸다. 오는 23일에는 청와대에서 공정경제 장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반드시 민생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절박함과 책임감이 느껴질 정도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듯한 분위기다.

연초부터 경제와 관련한 행보를 지속하는 이유는 그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라고 할 수 있겠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정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당·청 관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시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민주당 내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정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당·청 관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시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문 대통령이 경제 행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악재를 만나 엇박자를 내고 있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파견 판사에게 '재판 청탁' 의혹을, 손혜원 의원은 전남 목포 문화재 지정 정보를 친인척에게 제공해 다수 건물을 매입하고 투기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각각 최근 불거진 일이고, 야권의 공세가 거센 만큼 앞으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진 송영길 의원은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탈원전 정책에 동의한다"면서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미세먼지 대란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청와대가 14일 탈원전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이후 송 의원은 받아들이지 않고 재차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여권 중진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여서 당·청 관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기자들 사이에서 들린다. 또, 민주당이 각종 불미스러운 의혹에 휩싸이면서 문 대통령에게는 악영향이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점치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 등락은 동반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경제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를 해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뒷받침이 없으면 사상누각이다. 그런데 성과를 내야 할 집권 3년 차 중요한 시점에서 당·청 사이의 불협화음에 설상가상 불미스러운 각종 의혹이 겹쳐 여론마저 싸늘하다. 문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인 경제·민생 문제의 성과를 내기 위해 지혜를 짜내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끄럽기만 한 민주당 내부는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요즘 '친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마치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상황이 과거 유명 대사와 비슷한 것 같다. 대형 방송사고로 꼽히는 유명한 장면, 그중에서도 당시 사회자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오르는 요즘이다.

"나라의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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