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송영길의 '마이웨이', 당·청과 각 세우는 까닭
입력: 2019.01.17 05:00 / 수정: 2019.01.17 05:0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당·청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정부 탈원전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중장기 에너지 혼합·균형 정책의 일환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고 했고, 야당이 힘을 보태며 원전 문제가 다시 한 번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새롬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당·청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정부 탈원전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중장기 에너지 혼합·균형 정책의 일환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고 했고, 야당이 힘을 보태며 원전 문제가 다시 한 번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새롬 기자

'에너지 정책' 엇박자…"정무적 고려 없는 소신 발언"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청과 차이 나는 '에너지 정책' 소신 발언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중장기 에너지 혼합·균형 정책 일환으로 신한울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야당이 힘을 보태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진(4선) 송 의원이 '원팀'을 강조해온 당·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송영길,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공개 언급

앞서 지난 11일 송 의원은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을 하다 보니 원자력 업계가 여러 가지로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원전 정책이 바로 탈원전으로 가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연착륙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원전과 화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의 발언은 당·청의 에너지 정책과 거리가 있다. 당·청은 지난 2017년 공론화위원회 권고를 통해 신고리 5·6호기는 계속 건설하고,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는 백지화하기로 정리됐다고 본다. 또한, 송 의원의 주장은 '탈원전 신재생 전환'이라는 정부 정책과 모순돼 다시 공론화에 부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송 의원의 신한울 원전 발언은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노후 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도 동의할 수 없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원전 문제는 사회적 공론화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정리됐다"고 일축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울산 울주군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울산 울주군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하지만 송 의원은 한발 물러서면서도 근본적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동의하지만, 화력발전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은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장기 에너지 혼합·균형 정책은 필요하다"며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의견 제시는 원자력발전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오래된 원자력발전을 정지시키고, 신한울 3·4호기를 스와프(교환)해 건설하면 원자력발전 확대가 아니면서, 신규 원전이므로 안정성은 강화되고, 원자력 기술 인력과 생태계도 무너지지 않고, 원전수출 산업 능력도 보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충정에서 검토 가능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탈원전 정책 폐기를 주장해온 야당은 송 의원의 발언을 기폭제로 '탈원전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며 이슈화에 나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의원의 주장대로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 수급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에너지 전환 정책 역시 충분한 조사와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탈원전 정책을 포함한 국가에너지 정책에 대해서 근본적인 부분부터 국회와 함께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예종광 대만 칭화대 교수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공론화 과정 없이 중단돼 매몰 비용이 4000억∼6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졸속 탈원전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동안 탈원전 반대 서명을 30만 명에게 받았는데, 이제는 바른미래당 등과 함께 국민 공론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국내 발생 미세먼지에 대해 자동차와 석탄발전이 가장 큰 원인인 만큼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점검할 계기가 돼야한다"며 "민주당 내부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 다시 논의가 시작된 것을 환영하고, 공론화시켜서 다시 탈원전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 두 번째)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현장서명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 두 번째)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현장서명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논란 있는 부분 추후 의총 통해 재논의 가능"

이에 대해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더팩트> 질의에 "의원들은 본인의 의견을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송 의원의 발언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추후 의원총회 등을 통해 다시 의견을 모을 수 있다"고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각에선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송 의원이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별화된 정책을 앞세워 비주류 대표주자로 발돋움하려고 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송 의원 측은 소신 발언이지 정무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어젠다(의제) 띄우기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정무적 고려는 없었다. 평소에도 소신 발언을 많이 해왔고, 본인이 옳다고 판단한 부분은 늘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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