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언주 "개성공단, 국내 일자리 없애" vs 전문가들 "설득력 '제로'"
입력: 2019.01.16 05:00 / 수정: 2019.01.16 05:00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이 국내 일자리를 없앤다는 주장을 펼친 것과 관련해 북한 전문가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팩트DB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이 국내 일자리를 없앤다'는 주장을 펼친 것과 관련해 북한 전문가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팩트DB

"국내 협력 업체 확대로 일자리 창출…시너지 효과 몰이해"

[더팩트|문혜현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개성공단 가동, 국내 일자리를 없앤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진단과 해법이 잘못된 방안이라는 이 의원의 발언을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찬반 양론이 뜨겁다.

북한 전문가들의 생각도 이 의원의 발언과 같을까. 북한 전문가들은 "이 의원 발언은 (개성공단의) 일자리 창출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3일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운동권들 이해가 안 간다.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을 넘어선 무리한 최저임금 강요로 일자리가 없어져 난리인데, 바로잡을 생각은 안 하고 북한 인건비가 싸니까 개성공단 가서 기업하면 이득을 본다고 부추기는 겁니까"라며 "섬처럼 고립된 공단 만들어 기업들 이전시켜 국내 일자리 없애고, 북한 노동자 인건비 따먹기나 하고, 그들 임금이 어떻게 떼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게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자꾸 선전합니까"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또 "북한 정권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을 그대로 전달하는지도 의문이고, 일부를 상납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한 데도 어찌 아무렇지도 않냐"며 "임금 중 일부가 핵 개발에 쓰였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 비핵화 되지도 않을 일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 결국 비핵화가 안 된다면 어쩌려고 그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 /이새롬 기자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 /이새롬 기자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의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엔 주로 일품이 많이 들어가는 우리나라 사양 산업이 입주해 있다"며 "임가공, 신발 제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면 그에 대한 협력사가 국내에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125개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면 그에 따른 국내 협력기업이 5000개에 달한다. 따라서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할 경우 5000개의 협력 사업이 발전되는 건데, 어떻게 일자리가 줄어드는가"라며 "큰 숲만 보지 말고 나무를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 재개는 일자리 유지뿐만 아니라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우리 기업들이 지출하는 임금이 1억 달러라고 하면 기업은 3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퍼주기'가 아니라 '퍼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중 일부가 핵 개발에 쓰인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어떨까. 양 교수는 "옛날 보수 정권 시기에나 했던 근거 없는 케케묵은 이야기"라며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다 기록이 있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투입될 수 없다. 이 의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개성공단 조업을 중단시켰다. 북한도 이에 반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남측 인원을 모두 철수시켰다. 개성공단 폐쇄 당시 남측 인원들이 짐을 싣고 남북출입국사무소를 빠져나오던 당시. /더팩트DB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개성공단 조업을 중단시켰다. 북한도 이에 반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남측 인원을 모두 철수시켰다. 개성공단 폐쇄 당시 남측 인원들이 짐을 싣고 남북출입국사무소를 빠져나오던 당시. /더팩트DB

한 개성공단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할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간 것"이라며 "먼 동남아에 가지 않고, 개성공단에 입주하면 가까운 국내협력 업체들로부터 원부자재를 공급받는다. 이들 협력 업체 종사자는 적게는 7만 명, 많게는 10만 명으로 오히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북한 핵 개발 투입설'에 대해선 "과거 개성공단 폐쇄 당시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이 말했다가 확증이 없어 말을 바꾼 적이 있지 않으냐"며 "정부에서도 관련 주장과 관련해 근거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6년 2월 홍 전 장관은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그런 우려는 여러 측에서 우려가 있었다. 또, 여러 가지 관련 자료를 정부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돈이 들어간 증거 자료, 액수 이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 것으로 와전된 부분이 있다. 어떠한 증거 자료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문재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017년 7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임금 등이 북한 핵 개발에 전용됐다는 근거가 없다"며 "정부가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moon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