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막 내린 12월 임시국회, 새해 첫 달부터 '공회전'
입력: 2019.01.16 05:00 / 수정: 2019.01.16 05:00

12월 임시국회가 별 소득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1월 임시국회는 소집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는 말 잔치로 끝나는 분위기고, 민생·개혁은 각 당의 당리당략에 밀려났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12월 임시국회가 별 소득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1월 임시국회는 소집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는 '말 잔치'로 끝나는 분위기고, 민생·개혁은 각 당의 당리당략에 밀려났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는 '말 잔치', 민생·개혁은 '실종'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합의한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가 말 잔치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간 문을 연 12월 임시국회는 15일 회기가 종료됐다. 성과 없는 정쟁이 계속됐고, 1월 임시국회는 소집 자체가 어려울 전망이다. 새해 첫 달을 맞은 국회에 대한 '혹시' 하는 기대는 '역시'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개입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 ▲청와대 행정관의 육군참모총장 카페 밀담 및 서류 분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공정성 의혹 등이 잇달아 불거지기 시작하며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다.

◆말로만 그친 '선거제도 개혁' 합의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약속한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 외에도 국회에는 시급히 처리할 사안이 산적하다. 조 후보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는 민주당 20대 대선 백서에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이 기재된 것을 문제 삼는 야당의 반대로 열리지도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장관급 인사를 청문회 없이 임명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0%가 넘는 국민이 요구하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끝으로 개점휴업했다. 이외에도 ▲사회적경제기본법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고용보험법 ▲특수형태근로종사자보호법 등 다수 민생 법안이 상임위 단계에서 잠자고 있다.

청와대의 불법행위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왼쪽)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남용희·이덕인 기자
청와대의 불법행위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왼쪽)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남용희·이덕인 기자

결국 12월 임시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아동수당법·기초연금법 개정안 등 83개 법안을 처리한 이후 3주가량 '공회전'만 하다 회기가 끝났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지난 11일까지 접수된 의안은 1만8161건에 달하지만, 처리 건수는 5995건(33%)뿐이다.

지난 14일 여야 교섭단체 3당(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1월 임시국회 소집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한국당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관련 특검 도입을, 바른미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민주당은 민생·개혁 입법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아니라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1월이 2주가량밖에 남지 않았고, 여야의 평행선 달리기가 바뀔 조짐이 보이지 않아 모든 과제는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후 15일까지 임시국회가 이어졌지만 성과 없는 정쟁만 이어졌다. /뉴시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후 15일까지 임시국회가 이어졌지만 성과 없는 정쟁만 이어졌다. /뉴시스

◆시급한 민생법안 논의도 '지지부진'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1월 임시국회 개회와 관련한 <더팩트> 질의에 "한국당이 만나주질 않거나, 상임위는 정쟁과 관련된 사안으로만 열려고 한다"며 "현실적으로 2주 안에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무언가를 논의해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2월에 임시국회가 열리니 그때 논의를 이어가는 쪽으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반대로 우리 당이 요구하는 특검과 청문회 및 관련 상임위 개최가 불발됐다"며 "청와대발 국정문란의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을 '정쟁을 위한 장을 여는 것'이라고 일축하는데, 국정 책임 운운하면서 산적한 민생 현안과 특검 논의 등 각종 의혹 해소에 눈 감는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하지 못한 이유는 민생, 경제, 정치 개혁을 외면하고 있는 민주당의 반대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틈만 나면 민생을 챙기기 위해 국회를 열자는 말을 해왔지만 정작 민생을 위한 1월 임시국회는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달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월 임시국회 내에 채용비리 국정조사 계획서와 선거법 개정 문제 등을 처리하기로 어렵게 합의했다"며 "정치는 신뢰고,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처럼 여야 합의사항을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어떻게 신뢰가 구축될 수 있고, 협치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선거제도 개정안을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지금은 소집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항상 발목을 잡아 온 한국당 탓만 해선 안 된다. 핑계만 되지 말고 합의 이행이 가능하도록 현실적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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