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통합' 말한 황교안, 김무성 우려에 응답할까
입력: 2019.01.15 16:00 / 수정: 2019.01.15 16:00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입당식을 갖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날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황 전 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입당식을 갖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날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황 전 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黃, 전당대회 출마하면 분열 씨앗 잉태하게 될 것"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이하 전대)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한국당에 전격 입당하면서 '통합'을 보수진영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같은 날 한국당 내 비박계 좌장격 인사인 김무성 의원은 황 전 총리가 전대에 출마할 경우 계파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입당식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 그것은 통합의 정신"이라며 "우리 한국당은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정말 한 마음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한국당 입당식 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보이는 통합. /남윤호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한국당 입당식 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보이는 '통합'. /남윤호 기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황 전 총리는 '통합'을 반복해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질문에 "보수, 진보를 떠나 자유 우파에 주력하고 힘을 쓰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국민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당 의원들 중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탈당했다가 다시 들어온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분들과 함께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싶고, 그렇게 해나갈 거다. 얼굴에 계파가 쓰여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아울러 황 전 총리는 '친박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치에 첫 발을 내딛는 정치 신인이다. 출발하면서부터 계파 얘기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당이 지금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야당이 되는 게 첫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걸 하기도 바쁜데 안에서 계파 싸움을 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대 출마를 긍정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입당 이후에 여러 의견을 듣고 제 의견을 말하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입당 첫날이다. 제가 처음 정치에 발을 내딛는 첫 자리"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 정말 낮은 자세로 제가 함께 하고 있는 한국당 당원,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님들의 여러 말씀, 그리고 국민들이 바라는 점까지 충분히 잘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명확히 답을 내놓진 않았으나 정치권에선 황 전 총리가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는 보수진영의 유력한 장외 대권잠룡이다. 2월 전대 출마를 고려한 게 아니라면, 차기 대선이 3년 이상 남은 현 시점에 등판해 당 안팎 경쟁자들의 견제와 언론의 검증 공세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 찾기 김정은 신년사로 본 북핵 전망 토론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대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 찾기' 김정은 신년사로 본 북핵 전망 토론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대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뉴시스

그러나 비박계 등 일각에선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무성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에 차기 대선주자들이 나설 경우 대선 전초전이 되며 그 결과는 분열의 씨앗을 잉태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의 경우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권을 잡으면서 결국 안철수 전 대표와 갈라섰다. (당이)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은 아주 잘된 결정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황 전 총리가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모든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황 전 총리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충신으로 친박계 지지를 받는 황 전 총리는 이날 통합을 강조하며 자신의 중앙 정치 등판으로 불거질 계파 갈등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막상 이해 당사자인 비박계에선 그가 전대에 출마하면 통합은커녕 오히려 계파 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황 전 총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날 한 비박계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황 전 총리의 의사가 어떻든 친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그가 나서면 당연히 계파끼리 신경전이 일어나지 않겠나"라며 "통합을 이야기했다면 통 크게 전대 출마를 내려놓는 게 더 옳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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