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이던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지난달 해외연수에서 현지 가이드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논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한국당 소속 박종철, '외유성' 해외연수서 가이드 무차별 폭행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해외연수에서 현지 가이드 재미교포 A 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당은 박 의원을 처벌할 수 없다. 박 의원이 탈당 '꼼수'를 부렸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뒤늦게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준비하겠단 입장을 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박 의원은 폭행 논란이 불거진 직후였던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가이드에게 사죄한다. 당적관계는 당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밝힌 직후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 뒤가 다른 행동으로 당 징계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쓴 것이다.
이에 한국당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초 박 의원 등의 부적절 행위에 대해 당 윤리위 회부를 지시했으나, 박 의원이 이미 탈당한 상태로 회부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에 김 위원장은 ▲박 의원 외 또 다른 부적절 행위자는 없었는지 등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 ▲정당법 상 탈당계 제출 시 정당은 이를 수용 처리할 수밖에 없어 자체 징계를 추진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 ▲기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사무총장, 윤리위원장 등 관계자에게 지시했다"고 알렸다.
이같은 한국당의 대응엔 여러 비판이 제기된다. 박 의원이 당 차원의 처벌을 피해 꼼수 탈당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는 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말 뿐인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외유성 해외연수에 한국당 소속 의원이 대다수였던 것 또한 논란이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연말 소속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으로 한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같은 논란이 당내에서 연속으로 터지는 것은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당의 책임도 분명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및 여성 접대부 요구 등의 논란을 빚은 경북 예천군의회 의장단이 사과를 하고 있다. 왼쪽이 박종철 의원. /뉴시스 |
앞서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예천군의회 의원 9명, 의회 사무국 직원 5명과 함께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 캐나다 연수를 떠났고, 연수 4일째 현지 가이드 A 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박 의원은 MBC 등과의 인터뷰에서 "서로 네가 맞나 안 맞나 이러다가… 기억에는 내가 때린 건 아니고 손톱으로 긁은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박 의원이 주먹으로 A 씨의 안면을 그대로 가격하고 이후로도 머리채를 붙잡고 추가로 폭행하는 버스 CC(폐쇄회로)TV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다.
경찰은 최근 한 시민단체가 박 의원을 고발하자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북 예천경찰서는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에 사는 가이드 A 씨가 경찰 출석이 불가능함에 따라 이메일로 피해 진술을 요청했고, 박 의원과 함께 연수를 다녀온 이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박 의원뿐만 아니라 함께 연수를 갔던 무소속 권도식 의원은 가이드에게 "접대술집이 없다면, 보도방을 불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나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