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기 참모진 구성을 마무리하며 신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중대사, 정무수석에 강기정 전 의원,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 전문화방송 논설위원을 내정했다. /김포국제공항=임영무 기자 |
긴급 북중회담 소식에 입국 하루 늦춰… 현안, 계획 질의에 답변 회피
[더팩트|김포국제공항=문혜현 기자] 청와대 2기 주요 참모진 교체자가 발표되는 날인 8일 '신임 비서실장 내정자' 노영민 주중대사가 전격 입국했다. 이날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밀리에 중국으로 건너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중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날이기도 해 노 대사의 귀국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더팩트> 취재진은 이날 오전 노 대사의 귀국 공항으로 알려진 김포국제공항을 찾았다. 도착 예정 시간은 11시 30분이었지만 시간 변경으로 공항 내 전광판에는 노 대사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의 도착 시간이 11시 3분으로 공지돼 있었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은 딱 한 곳으로, 입국 게이트 앞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0시 50분께부터 입국장 주변은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카메라·촬영기자들은 모두 준비태세에 돌입했고, 숨을 죽인 채 입국장 게이트를 주시했다. 취재기자들은 노 대사에게 질문할 사항을 조율하고 게이트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취재진은 게이트가 열리고 노 대사와 비슷한 사람이 나타날 때면 동요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대에 입국한 일반인들은 뜨거운 취재 열기를 신기한 듯이 바라봤다. 일부는 "누가 왔어?", "연예인 왔나?"라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지나가기도 했다.
11시 30분께 마침내 노 대사가 게이트로 나타났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취재진은 노 대사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그는 김 위원장인 방중 중인 가운데 주중대사가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에 "비판하면 할 수 없다. 어떻게 하겠나. 애초 어제 저녁에 귀국하기로 표를 구했는데, 오늘 온 것은 그 이유(북중회담)가 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노 대사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의에 최대한 말을 아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임영무 기자 |
노 대사는 이어 "한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상시적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북중회담 건은) 전날 밤과 오늘 아침 회의를 통해 마무리하고 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북중회담의 의미에 대해선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특별히 당부한 사항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나중에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노 대사는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로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공식 발표된 이후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양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노 대사는 입국 게이트에서 출구까지 약 200m 구간을 이동하는 동안 이어진 취재진의 끈질긴 질의에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직 청와대의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은 점과 북중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했다.
노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원, 대선후보 시절을 함께 한 '원조 친문' 인사다.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노 대사가 초대 비서실장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주중대사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한중관계 조율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사드 합의문 발표, 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고위급 전략대화 유지 등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약 1년 3개월 간 중국대사로 한중관계 조율에 집중했던 노 대사는 앞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기를 문 대통령의 곁에서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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