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정계 역학②] '환상'의 짝꿍과 '환장'할 짝꿍은? (영상)
입력: 2019.01.03 05:00 / 수정: 2019.01.03 05:00

국회 안팎에서 합을 맞추며 정치를 수행하는 여야5당 당대표-원내대표의 궁합은 어떨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11월 여야 5당 당대표들(위)과, 12월 원내대표들과 각각 회동한 모습. /이새롬 기자
국회 안팎에서 합을 맞추며 정치를 수행하는 여야5당 당대표-원내대표의 궁합은 어떨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11월 여야 5당 당대표들(위)과, 12월 원내대표들과 각각 회동한 모습. /이새롬 기자

새해가 되면 유난히 북적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역술원입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다가올 행운 또는 불행을 알고자 하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곤 합니다. <더팩트>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정치권의 운명(運命)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역학(易學) 3부작 '명당', '궁합', '관상'을 연재합니다. 새해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하시다고요? 잠시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내다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사주로 알아보는 여야 5당 당 대표·원내대표의 '정치 궁합'

[더팩트ㅣ임현경 기자] "세상의 모든 인연에는 궁합이 있다."

'4살 차이면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궁합'은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혼인 전 두 사람의 '사주'와 배우자로서의 '합'을 살피는 풍습이 있었다.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결혼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비극이 생겨나기도 했다.

궁합 때문에 울고 웃었던 시절은 과거 일이 됐다지만, 이태원·대학로 등 번화가에 가보면 궁합의 여전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연인과의 '연애운' '애정운'을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이들은 친구·동업자·직장 선·후배 등과의 궁합을 알아보기 위해 타로나 사주를 보는 천막 형태의 노점에 길게 줄을 서곤 한다.

<더팩트>는 정치권 최고의 궁합과 최악의 궁합을 찾아보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사주 전문가 김호진 사주테라피 원장과 함께 국민을 위해 국회에서 합을 이뤄야 할 여야 5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그리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궁합'을 살펴봤다. 각 인물의 생년월일은 공개된 정보를 사용했고, 생시(生時)는 생략했다. 사주는 실제로 태어난 년/월/일/시 이 네 가지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정보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궁합을 살펴본 인물은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11인이다.

김 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주상 2018년은 실언이 많은 해였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지난달 31일 <더팩트>를 만나 주요 정치 인사의 사주를 분석하는 모습. /임현경 기자
김 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주상 2018년은 실언이 많은 해였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지난달 31일 <더팩트>를 만나 주요 정치 인사의 사주를 분석하는 모습. /임현경 기자

◆ 당대표+원내대표 궁합…'부부'처럼 잘 맞거나 역할 바뀌기도

김 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궁합을 두고 "부부처럼 잘 맞는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활달하고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람이며 기질이 좀 공격적인 면이 있다"며 "2018년엔 '상관'이 들어왔는데 이는 '말을 함부로 하는 기운'으로 말실수를 많이 할 수 있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원대내표는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즉흥적으로 일하지 않는 편"이라며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해찬과 홍영표, 두 사람은 남편과 아내처럼 팀워크가 아주 좋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공격적으로 말하면 홍 원내대표가 잘 수습을 하는 모양새라 부부처럼 궁합적으로 잘 맞는다"고 평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김 비대위원장은 원칙주의자 성향을 지녀 약속된 체계 하에서는 일을 굉장히 잘하지만, 융통성이 약하다"며 "고지식하단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나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주변에 사람이 많고 인맥이 넓은 사주로, 선출직으로서는 아주 좋은 사주"라며 "김 비대위원장과 나 원내대표 두 사람의 궁합이 아주 잘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아 나름대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궁합을 "잘 맞아 큰 문제는 없겠지만, 두 사람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라 완급조절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는 "손 대표는 실제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일에 대한 능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승부욕이 있어 지는 걸 싫어한다"며 "그가 가진 말재주는 양날의 검이라, 잘 쓰면 능력자처럼 보이지만, 못 쓰면 큰소리만 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바른미래당은 전반적으로 2019년에 위기를 맞지만, 고비를 넘긴다면 괜찮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는 "두 사람의 역할이 뒤바뀌어 있는 듯 하다"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원장은 "정 대표는 포용력이 있고 자기가 한 말에 책임감이 있다"면서도 "좋게 얘기하자면 무게감이 있고 안정을 추구하지만, 적극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풀이했다. 또 "장 원내대표는 승부욕이 있어 남에게 지는 걸 싫어하고 누구에게 통제받는 걸 싫어한다"며 "두 사람의 궁합도 잘 맞는 편이지만, 장 원내대표가 좀 더 주도적으로 이끌고 정 대표가 뒤에서 움직이며 서로 역할이 바뀐 듯 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의 사주를 살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 맞는다고 얘기하지는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대표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며 현실감각이 뛰어나다"며 "2018년은 힘들었지만, 내년부터는 본인의 위치를 다지고 보다 활발히 지분을 넓힐 수 있는 해"라고 봤다. 윤 원내대표를 두고는 "성격이 급하고 할 말은 꼭 하고 살아야 하는 분"이라며 "제어가 좀 필요한데 뒤끝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윤 원내대표의 기질이 강해서 이 대표가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굉장히 합리적이기 때문에 잘 풀어나갈 것이라 보인다"고 예상했다.

문희상 의장은 원내대표들보다는 당대표들과 좋은 궁합을 보였다. 문 의장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여야5당 대표들과 초월회 모임을 가진 모습.
문희상 의장은 원내대표들보다는 당대표들과 좋은 궁합을 보였다. 문 의장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여야5당 대표들과 초월회 모임을 가진 모습.

◆ 원내대표들과 안 맞는 文의장…홍영표-나경원은 궁합도 '삐그덕'?

문 의장은 2018년 파행을 거듭했던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들과 빈번히 '긴급 회동'을 하고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등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 문 의장의 2019년 '국회 생활'은 평화로울 수 있을까. 궁합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원장은 "문 의장은 당 대표들과는 궁합이 잘 맞지만, 원내대표들과는 잘 맞지 않는다. 묘하게 갈등요소가 존재한다"며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이런 경우 당 대표들을 좀 움직여서 협상을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문 의장은 상대에 따라 대응을 잘 하고 유대관계가 좋아 적을 두지 않은 편"이라며 "책임감과 인내심이 강하고 사적으로 금전을 밝히지 않아 '책임 정치'와 딱 맞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의장에게 2018년은 갈등이 많은 해였을 거다. 2019년에도 올해만큼 바쁘겠지만, 그래도 일은 잘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여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는 궁합상 경쟁관계를 보였다.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는 궁합상 '경쟁관계'를 보였다.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러 현안에서 충돌을 빚는 여당(민주당)과 제1야당(한국당)의 궁합도 좋지 않다. 김 원장은 "현실적으로도 좋을리 없겠으나 사주로 봐도 안 좋다. 띠도 충돌한다"며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일종의 경쟁자로, 협조적일 수가 없다"고 봤다. 최근 야 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외하고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등 '더불어 한국당'의 행보를 보였던 거대 양당의 우애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뭉친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 간 궁합은 어떨까. 김 원장은 "손 대표와 정 대표는 서로 잘 맞겠으나, 이 대표와 두 사람은 잘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며 "손 대표와 정 대표는 대화가 좀 통할 것이고, 이 대표는 좀 따돌려지는 모양새다"고 덧붙였다.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해찬·손학규·정동영의 궁합 또한 좋지 않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해찬 대표 역시 손학규·정동영 대표와 합이 좋지 않다"며 "정 대표 입장에선 이 대표 때문에 괴로울 일이 있을테지만, 이 대표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어 정 대표가 다소 만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손 대표는 이 대표를 까칠하게 대할 것이고, 두 사람은 경쟁자 구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궁합이 가장 좋은 환상의 짝꿍은 이해찬-홍영표 조합, 궁합이 가장 안 좋은 환장의 짝꿍은 문희상-나경원 조합이 선정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 모습. /더팩트 DB
궁합이 가장 좋은 '환상의 짝꿍'은 이해찬-홍영표 조합, 궁합이 가장 안 좋은 '환장의 짝꿍'은 문희상-나경원 조합이 선정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 모습. /더팩트 DB

◆ '환상의 짝꿍'과 '환장의 짝꿍'은 누구?

당적과 직위를 막론하고 최고의 궁합을 가진 '환상의 짝꿍'을 묻자, 김 원장은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말 그대로 찰떡 궁합"이라며 '이해찬-홍영표'를 꼽았다. 두 사람이 '부부'처럼 잘 맞는다고 했다. '정동영-장병완'은 2등을 차지했다.

최악의 궁합 1위에는 '문희상-나경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 원장은 문 의장과 나 원내대표를 두고 "두 사람 다 적이 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적어도 겉으로는 애쓰겠지만, 실제로는 부딪힐 수 있다"며 "얼굴은 웃고 있는데 밑에서는 서로 발길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홍영표-나경원'이 그 뒤를 이어 갈등이 많을 것 같은 조합으로 뽑혔다.

사주명리학 전문가 김호진 원장은 사주테라피 철학관 대표 원장으로, 국내 최초 아프리카TV 강의, 페이스북 라이브 사주 상담 등의 활동을 펼치며 사주명리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사주테라피'를 출시, 대중이 보다 쉽게 사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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