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정계 역학①] '명당(明堂)'에 터를 잡아야 '명당(名黨)'이 된다? (영상)
입력: 2019.01.02 05:00 / 수정: 2019.01.02 16:29
여야5당의 중앙당사는 정당의 뜻을 펼칠만한 명당일까? 한국당(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그리고 민주당(가운데) 당사 건물 전경. /임현경 기자
여야5당의 중앙당사는 정당의 뜻을 펼칠만한 '명당'일까? 한국당(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그리고 민주당(가운데) 당사 건물 전경. /임현경 기자

새해가 되면 유난히 북적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역술원입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다가올 행운 또는 불행을 알고자 하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곤 합니다. <더팩트>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정치권의 운명(運命)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역학(易學) 3부작 '명당', '궁합', '관상'을 연재합니다. 새해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하시다고요? 잠시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내다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풍수지리 전문가 양만열 교수가 바라본 여야 5당 당사

[더팩트ㅣ여의도=임현경 기자] "사람도 길을 따라 흐르는 법이오."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이 한 말이다. 이처럼 우리조상들은 지리적인 기운이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대대로 풍수지리를 통해 국토를 바라봤다.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과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의 위치를 정할 때에도 풍수지리를 근거로 했다.

이는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사업을 시작할 때나 가게를 개업하는 경우 풍수지리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터를 정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렇다면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5당의 중앙당사 위치는 어떨까. 하루가 멀다 하고 '민생'을 외치는 정당 당사의 '터'에서 제왕이 나고 민심이 막힘없이 전달될 수 있을까.

<더팩트>는 산수의 형세와 방위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지어 좋은 터전을 찾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보기로 했다. 풍수지리 전문가인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달 18일 여야 5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각 당의 앞날을 전망해봤다.

민주당은 1층 일부(서울여의도 광장우체국)을 제외한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사 전경(위)과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는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민주당은 1층 일부(서울여의도 광장우체국)을 제외한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사 전경(위)과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는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가장 먼저 여당인 민주당 당사를 찾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여의도 장덕빌딩을 매입, 여러 정당 중 유일하게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차려졌던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 당사를 유심히 살핀 양 교수는 "인좌신향(寅坐申向) 58~238˚ 왕기맥으로 왕(王)이 들어온 곳"이라 분석했다. 그는 "정방형 건물은 주위 사방의 높은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얼핏 위협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되레 보호를 받는 것 같기도 하다"며 "의로운 일에는 보호를 받으나 이반된 일에는 응징을 받는 형국"이라 설명했다.

또한 "역(易)에 이르기를, 수승화강(水升火降)하여 바르게 다스려지면 만사를 성취하지만, 태만은 금물이라 했다"면서 "잘못된 일에는 초기에 전력을 다해 방비해야 하며, 초기에는 이로우나 나중엔 어지러울 것"이라고 보았다. 지지율 하락세를 겪는 민주당이 양 교수의 진단처럼 '태만'에서 비롯한 것은 아닐까.

양 교수는 "이 땅은 잘못된 판단에는 주위 건물의 온화한 보살핌이 위압적인 압살로 변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쪽같은 성품과 한없이 부드러운 이해찬 당 대표의 사주명과도 잘 맞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 교수의 풀이는 여러 부분에서 현 정부·여당의 상황을 반영하는 듯했다. 민주당은 이곳으로 당사를 옮긴 뒤 문재인 대통령 당선되며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만사를 성취하지만 태만은 금물' 등의 풀이는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향한 일종의 경고로도 들렸다.

한국당은 영등포 우성빌딩 2~3층을 당사로 사용 중이다. 한국당사 전경과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한국당은 영등포 우성빌딩 2~3층을 당사로 사용 중이다. 한국당사 전경과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한국당은 지난 7월 여의도 한양빌딩에서 영등포 우성빌딩으로 당사를 이전했다. 양 교수와 옮기기 전 당사가 있던 한양빌딩 건물을 먼저 살폈다. 양 교수는 옛 당사를 두고 "좋은 기운이 만연한 자리인데 그 기운을 취해서 써야할 '기술'이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어 양 교수는 자리를 옮긴 현재 당사에 대해 "낮은 구릉지대로, 여의도로 가는 앞길 물이 급하게 내려 영등포역으로 가다가 휘는 부분의 반대편에 있다"며 "물이 고일 땐 다소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유속이 빨라지면 겉잡을 수 없이 파경으로 가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영등포 당사 바로 앞엔 오거리가 존재한다. 양 교수는 "이곳은 오거리의 영향력이 큰 기운의 형국인데 이 기운이 흉기운을 포함하고 있어 정치하는 용도로는 부적합하다"고 평했다. 그는 "경좌갑향(庚坐甲向) 249~69˚ 현공비성으로 7운인 2000년 이전에는 엄청난 기운으로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건물이나 현재로서는 명맥만 유지할 수 있는 건물"이라 했다.

그는 "풍수환(風水煥)과 뢰화풍(雷火豊)으로 처음에는 봄바람이 불어 해동이되면 흩어짐을 방비해야 하지만, 견고하게 중심을 잡지 않으면 정신이 산만해져 파종의 시기를 잃게 된다"며 "금전상의 손실로 이곳에 왔으니 민심이탈을 방비해야 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큰 내를 건너는 힘든 일이 있다. 엄청난 변화에 시달리니, 물을 건너고 나면 몇 명이나 남을 지 두고 볼 일"이라 전망했다.

자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으로 고비였던 한국당은 현재까지도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최근 나경원 신임 원내지도부가 들어섰고, 올해 2월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양 교수의 풀이대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제대로 된 탈바꿈이 일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양 교수는 또, 당 대표가 공석인 한국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준 위원장과 한국당의 현재 당사는 절반 정도 기가 통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을 두고 "재상으로서 왕을 보필하고 나중엔 낙향하여 일갈을 가르치는 선비라야 순기능하는 명운"이라며 "본인의 야망을 펼쳐보이는 것도 좋지만, 훗날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건물 6층과 12층을 처분해 5, 7~8층만을 사용 중이다. 당사 전경(위)과 5층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바른미래당은 최근 건물 6층과 12층을 처분해 5, 7~8층만을 사용 중이다. 당사 전경(위)과 5층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다시 여의도로 자리를 옮겨 바른미래당 당사를 찾았다. 지난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은 과거 국민의당 당사였던 여의도 비앤비타워로 살림을 합쳤다. 국회의사당을 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는 자리다. 양 교수는 바른미래당의 당사를 보더니 "앞에서 부는 강한 태풍을 버텨내기 힘든 난파선의 모양이 불가피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국회의사당과 마주보는 형국이며 여의도 용맥 입수(入首) 방향을 정면으로 응하고 있다. 건물 규모가 작아 들어오는 대살을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부연했다.

바른미래당 당사에 대해선 뜻 밖의 재밌는 해석도 나왔다. 양 교수는 "이곳은 많은 사람이 먹고 즐기기에 적합한 자리"라고 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해당 건물 1~2층에 입점한 스타벅스야 말로 '명당'을 찾은 셈이다. 그는 "이 건물은 사좌해향(巳坐亥向)으로 역에 따라 마음을 굳게 갖고 험한 곳으로까지 나가지 말아야 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대소를 떠나 들어오면 안 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라도 다른 곳을 물색하여 옮긴다면 파국은 면할 수 있을 것인데, 내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풍수지리 현공비성으로 보면 8운에 왕산 왕향이라 포국되지만, 일반 풍수사들이 (명당이라고) 보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실제 바른미래당은 현재 가장 큰 고비를 맞은 상황이다. 바른정당 출신 정치인들이 이미 많이 빠져 나갔고, 추후 탈당 가능성도 크다. 당사 위치가 이와도 관련이 있는 것일까.

또, 양 교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해 "손 대표는 정치 지도자를 육성하는 원로로 남아야지 자신이 지휘봉을 잡는 시기는 지났다"며 "당초 정치에 다시 오르지 말고 초로에 몸을 두었다면 모양이 좋았을 것을 안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은 건물 5층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다. 평화당 당사 전경(위)과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민주평화당은 건물 5층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다. 평화당 당사 전경(위)과 입구 모습. /임현경 기자

평화당은 동우국제빌딩 5층 일부에 터를 잡고 있다. 면적이 좁은 만큼 단출하고 상주 인원이 적은 편이다. 양 교수는 "건물은 정방형인데 편의상 남쪽 지역을 비워 활동성 있는 여성들의 분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여성 당원들이 활약하기 어려운 터라고 말했다.반면 남성 당원들이 생기를 많이 받는 자리라고 분석했다.

당 국회의원을 봐도 평화당의 여성 의원은 조배숙 의원 단 한 명이다. 장정숙·박주현 의원이 실제로는 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비례대표인 이들은 공식적으론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양 교수는 "인좌신향(寅坐申向) 59~239˚로 일반적으로 8운에 상산하수국이 되어 불리하다고 할 수 있으나, 9운이 도래돼 쌍성회좌로 포국되어 그래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는 당사"라며 "작지만 내분은 가라앉는 밤톨같은 (형)국이므로 작은 정당으로서 힘이 있다 한들 항상 타는 목마름을 충족시킬 수야 있겠는가"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정확한 주역 괘상은 화산려(火山旅)"라며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삶이라, 바르게 행동하고 동료에게 도움을 준다면 형통하고 객에게는 좋은 괘이나, 대체로 길게 안주하면 길하지 못하고 식구를 늘리는 데에는 불리한 형국"이라 설명했다. 또한 "정동영 대표와 당사의 명운은 매우 잘 맞는다"면서 "더 많은 선거에서 의석수를 확보하려면 내년까지는 현재의 당사에서 힘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정의당은 서울시당과 함께 건물 내 4층과 5층 일부를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정의당 입구(위)와 정의당사 건물 전경. /임현경 기자
정의당은 서울시당과 함께 건물 내 4층과 5층 일부를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정의당 입구(위)와 정의당사 건물 전경. /임현경 기자

정의당 당사가 자리한 여의도 동아빌딩은 평화당과 정반대로 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는 터라는 것이 양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빌딩 자체는 방대하고 원대하지만, 건물이 낮다는 것이 흠"이라면서도 "건물의 오른쪽을 사용하여 여성들의 활동성이 보장되는 형국"이라 봤다. "남성들의 활약을 위해서는 건물 왼쪽 끝까지 임차해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이 이롭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 교수 풀이대로 정의당은 여성의 존재력이 강하다. 국회의원 5명 중 3명이 여성이며, 심상정 전 대표의 경우 정의당의 간판과도 같다. 현재는 이정미 대표가 당을 이끌며 활약하고 있다.

양 교수는 "민주당과 같은 좌향을 가지고 있으나 약 1도 차이로 왕기맥이 아닌 냉기맥이 흘러 풍수의 냉철함을 정확히 대변해주고 있다"며 "수화기제(水火旣濟)와 화수미제(火水未濟) 59~239˚로, 성운과 괘운이 9운에 도래되어 기대가 되지만, 처음에는 지위나 시기가 좋지 못한 처지이고 고통도 많으며 좌절하기도 쉽다"고 분석했다.

그는 "창창한 앞길을 인내와 노력으로써 추구한다면 형통하게 된다"면서도 "이웃과 친해지고 서로 돕고 이해하는 행동이 필요하다"며 인접한 민주평화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양 교수는 "이제 출전하면 용감한 장수가 공을 세워 만천하의 땅을 지배할 수 있으나 남자에게 용량이 적어 불리할 수 있다"면서 "이정미 대표는 당사와 무난한 명운이다. 55세까지 상승운이라 아랫사람들을 규합하고, 당의 몸집을 키우는 것에 힘써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한편 풍수 종합 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교육자와 전문 풍수지리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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