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북 공무원 시절 청와대의 외압 등이 있었다는 내용을 주장해 논란 중심에 선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1일엔 '고파스'에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는 증거라며 기재부 차관보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신재민 유튜브, '고파스' 캡처 |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내일이나 모레 중 당시 카톡·보고서 다 공개하겠다"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1일 지난 정부 국가채무가 많아 보이도록 하려고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메신저 카카오톡 한 대화 장면을 캡처해 공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글을 올려 지난 2017년 11월 14일 기재부 차관보로 추정되는 인물과 대화를 나눈 내용을 첨부했다.
해당 장면에서 이름이 '○○ 차관보님'으로 저장된 한 인물은 신 전 사무관에게 "핵심은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라며 "올해 추경 부대 의견 0.5조 이미 갚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신 전 사무관은 "네. 이미 상환 조치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신 전 사무관은 대화 전후 상황과 관련 "당시 (김동연) 부총리님이 8조7000억 원 풀로 추가 발행하라는 지시를 한 뒤 (국고국 내부에서 그 지시는) 정말 채권시장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반발해) 국채시장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가 발행할 수 있는 규모를 모색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전 사무관은 "GDP 대비 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라는 의미는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발행하라는 이야기"라며 "당시 국고과장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없어 국고과장님 보고용으로 캡처했다"고 부연했다.
신 전 사무관은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내일이나 모레 영상을 통해 적자 국채 관련된 당시 카톡, 보고서들 다 공개하겠다"며 "적자 국채 발행 과정에서 썼던 페이퍼, 차관보님 지시내용,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겠다는 보고 내용,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 계산했던 내용 등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 "전직 사무관이 과거 업무와 관련한 내용을 폭로하는 것에 대해 기재부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처음 나온 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지난 3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3, 4년 차 사무관이 아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국채 조기상환 취소 및 적자 국채 발행 여부와 관련해 세수여건과 당시 시장 상황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점을 감안했다. 기재부 내부는 물론 관계기관에서 여러 대안이 제기됐고 치열한 논의 및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외압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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