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결산-외교] 한반도 평화 '괄목' 특별한 성과 '부족'
입력: 2018.12.27 05:00 / 수정: 2018.12.27 05:00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9월 20일 오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는 모습.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9월 20일 오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는 모습.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인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두 차례 만남과 6·12 북미정상회담 등 '빅 이벤트'가 열렸고,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한해였다. 한반도 평화에 한 발짝 내딛는 성과를 얻었지만, '함께 잘사는 나라'를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팩트>는 무술년 다사다난했던 '경제' '외교' '안보' 세 분야에 걸쳐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성과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文, 올해 지구 4바퀴 반 돌아…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지지 호소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됩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화=안보'라는 방향과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렁은 공언한 대로 올해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평화와 번영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외 정세 등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향해 전력 투구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 文, 활발한 외교 활동…평화 구상 설파

문 대통령은 올해 수많은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동분서주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올해에만 지구 네 바퀴 반(18만km)을 돌았다. 9차례 순방을 다녀왔고, 양자회담은 33차례나 가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일본 총리 등 주변 4강(强) 정상과도 수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주요국들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비핵화를 통한 평화 프로세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반도 정세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요국들뿐만 아니라 국제회의 등에 참석해서도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평화 전도사 역할에 매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많은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지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사진은 G20 정상회의 참석 및 체코 방문, 뉴질랜드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월 2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손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수많은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지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사진은 G20 정상회의 참석 및 체코 방문, 뉴질랜드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월 2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손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핵심정책인 '다 함께 잘 사는 핵심적 포용국가' 비전 등을 설명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G20 정상 차원의 관심과 지지도 요청했다. 지난 9월에도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참석해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며 유엔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부탁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외교 무대에서 세계 유일 분단국인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주력했다. 청와대는 자체적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없애는 등 평화의 전기를 이루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1일 "올해 외교안보에서 가장 큰 업적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없앴다는 점"이라며 "올해는 한마디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원년이라고 평가한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청와대의 평가가 섣부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도권은 우리 정부가 아닌 미국과 북한이 가지고 있다"며 "연내 종전선언도 불발됐고,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북미 신뢰 관계도 깨져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뒤돌아가지 않겠다고 해도 북한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로 보여 (또다시)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고도 내다봤다.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기간이었던 9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파커 뉴욕 호텔에서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 당시. / 청와대 제공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기간이었던 9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파커 뉴욕 호텔에서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 당시. / 청와대 제공

◆ "한반도 평화 진전"…다른 외교 성과는 '딱히'

올해 초만 하더라도 남북 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었고, 그 바람을 타고 남북 정상이 지난 4월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DML)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급기야 남북 정상은 지난 9월 백두산 천지를 함께 올랐다. 한반도 평화 정착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알렸다.

남북 정상의 만남으로 도출된 합의서 이행에 따른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이 열리는 등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가 영글었고,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남북 긴장 상황이 흐르는 비무장지대(DMZ) 내의 감시초소(GP)의 시범 철수 등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에만 세 차례 만남 자체는 상당한 의미가 있고, 한반도에 평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외교는 남북-한미 관계가 과거보다 (나아져) 성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현재 김 위원장의 답방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안 열리는 등 정체기에 있지만, 지금 상태만으로도 상당한 진일보를 이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재자 역할도 맡았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데에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북미 간에 신경전으로 자칫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했다. 지난 11월 말 G20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난항에 빠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등 난관에 봉착한 북미 사이에서 중재하는 등 외교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미국의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면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장기화될 처치에 놓였다.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비핵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지금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와 남북한 긴장 완화 등의 부분은 괄목할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과거 북한이 미사일로 도발했다는 것과 지금을 비교하면 굉장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비핵화 문제만 놓고 보면 기대보다 못 미치는 것 같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3월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17개국을 방문했다. 수십차례 양자회담을 통해 상호 협력과 국익을 위한 세일즈 외교도 벌였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성과 외에 특별히 뚜렷하거나 주목되는 외교 성과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준한 교수는 "북한과 미국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나라 그 외의 다른 나라들과의 외교에서는 특별한 특징이 있거나, 두드러진 성과가 있어 보인다거나, 그렇다고 특별히 문제되는 점은 없어 보인다"며 평가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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