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언주, 김미화의 사과 요구에 "저도 궁금" 유체이탈 화법
입력: 2018.12.15 00:00 / 수정: 2018.12.15 00:00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방송인 김미화 씨가 화이트리스트 를 놓고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김씨를 남북철도연결위원장 자리에 올랐다고 지적했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자격조건이 없는 민간단체 추진 사업인 동해북부 철도연결사업추진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새롬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방송인 김미화 씨가 '화이트리스트' 를 놓고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김씨를 '남북철도연결위원장' 자리에 올랐다고 지적했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자격조건이 없는 민간단체 추진 사업인 '동해북부 철도연결사업추진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새롬 기자

알고보니 '민간단체'…희망래일 측 "위원장만 350명"

[더팩트|문혜현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방송인 김미화 씨의 가짜뉴스 공방이 뜨겁다. 김 씨는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 트위터로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이 의원이 사과가 아닌 반박에 나서자 김 씨도 다시 한번 "말장난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맞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이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김제동은 7억 원 연봉의 공영방송 시사프로 진행자, 김미화는 남북철도 추진위원장, 문팬 카페지기는 공기업 사외이사"라며 "문재인 정부는 단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했던 영화나 관계자조차 화이트리스트라며 괴롭히던데,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이야말로 명백한 화이트리스트"라고 비판하면서부터다.

김 씨는 트위터를 통해 이 의원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저는 남북철도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고, 다만 '희망래일'이라는 민간단체와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 '침목 놓기 운동'에 봉사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가짜뉴스 퍼뜨리지 말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실제 이 의원이 김 씨를 화이트리스트라고 한 근거인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은 존재하지 않는 직책이었다. 따라서 남북철도추진위원회라는 기구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의 말대로 그가 맡은 직책은 민간단체 '희망래일'의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장으로 현재 연결이 끊긴 강릉~제진 구간 철도를 잇는 데 필요한 예산을 모금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정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따로 받는 지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진위는 발족 당시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출신인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 씨가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실망스럽다. 사과를 요구한 것이지 말장난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남용희 기자
방송인 김미화씨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실망스럽다. 사과를 요구한 것이지 말장난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남용희 기자

희망래일은 단절된 강릉~제진 구간을 잇는 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 2조원의 1%를 시민참여로 마련하자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때문에 김 씨는 "이 의원은 제가 정부요직을 맡은 양 가짜뉴스를 퍼트려놓고도 부끄럽지 않으신가. 민간단체봉사활동과 정부임명직 구분도 못하는 건가. 글 내리고 사과하라"고 트윗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지 않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13일 오후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퍼트렸다고, 팩트를 체크하겠다고 한다. 저도 팩트가 무척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그는 김 씨가 민간단체라고 밝힌 것을 두고 "과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를 운운할 때, 녹(혈세)을 받았기 때문에 화이트리스트였고, 녹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로 분류했었는가. 정부의 후광을 받았기 때문에 화이트리스트였고, 배척을 당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로 분류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았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김 씨에게 "본인이 그 자리에 간 것이 개인의 능력으로 간 것인가? 과연 철도와 관련한 어떤 역할을 하였기에 그 자리에 갈 수 있었는지 되돌아보면 본인이 화이트리스트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댓글 창엔 '김 씨가 전문성 없이 갔다면 화이트리스트', '본래 직업을 생각하라' 등 김 씨를 폄하하는 내용의 댓글이 적혀 있었다.

김 씨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실망스럽다. 저는 사과를 요구한 것이지 말장난을 요구한 게 아니다. 철도침목하나놓기운동 봉사활동에 무슨 능력이 필요한가"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화이트리스트' 지적은 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더팩트>가 희망래일 측에 확인한 결과,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 사업 추친위원장의 '자격 조건'은 없다. 이들은 '천 명의 공동대표를 모십니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위원장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누구든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렇게 모인 공동대표는 3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이트리스트' 공방과 관련해 희망래일 관계자는 "김미화 씨 같은 경우엔 평소 공익캠페인과 민간홍보에서 전문성을 보여왔고, 사회적으로 폭넓은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정세현 전 외교부 장관, 이철 전 한국철도공사사장과 함께 위원장들 중 대표로 추대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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