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고 이재수 전 사령관 발인, '보수집결' 신호탄?…태극기 집회 '시위'
입력: 2018.12.11 10:06 / 수정: 2018.12.11 10:23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 전 사령관 운구차 이동 길목에서 태극기를 들고 서 있다./뉴시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 전 사령관 운구차 이동 길목에서 태극기를 들고 서 있다./뉴시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발인, 태극기 집회 애도…조원진·백승주도 추모

[더팩트ㅣ일원동=문혜현 기자] 11일 고 이재수 전 국군 기무사령관의 발인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보복'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엄수된 발인은 빈소를 찾은 50여명의 조문객과 친인척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유족들은 기독교장을 치르기로 결정하고 발인 예배를 드린 후 운구차를 떠나보냈다.발인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과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함께 했다.

백 의원은 "별건 수사로 부하들이 구속되는 부분에서 장수로서 큰 심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빈소 입구엔 태극기 부대가 서 있기도 했다. 이들은 X자 표시를 한 마스크를 쓰고 태극기를 든 채 장례식장 앞에 서 있었다. 이들은 대한애국당에서 지원한 45인승 관광버스를 타고 와 발인 예배 시작 전인 오전 5시 30분께 식장 앞을 지켰다.

이중 한 여성은 '우리는 어떠한 모욕이라도, 분통이라도 참고 견뎌야 합니다. 정의가 바로 서는 날, 저 악마들을 단죄하고, 저들에게 비참한 최후를 만들어야 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11일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발인식에 대한애국당 소속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령관의 죽음을 시작으로 보수가 집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일원동=문혜현 기자
11일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발인식에 대한애국당 소속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령관의 죽음을 시작으로 보수가 집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일원동=문혜현 기자

고 이 전 사령관은 검찰로부터 2014년 '세월호 유가족 TF'를 만들어 사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 7일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보수 야권 정치권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줄을 이었고,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나타나면서 '보수 단일대오'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과 태극기 집회, 친박계로 알려진 백승주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 때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무엇이 3성 장군까지 지낸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적폐 청산이든 정의 실현이든 사람을 살리는 것이어야지 사람을 잡는 것이라면 그것은 광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야 이 '망나니 칼춤'이 끝나느냐"며 "보수 괴멸을 향한 적폐몰이는 이제 제발 그만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의 정치보복도 이제 그만하시기 바란다"며 "더이상 우리 정치를 사무치는 원한과 원망으로 물들이려 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의원과 김학용 의원은 일제히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6개월 동안 마녀사냥식 적폐 수사가 비극적인 선택으로 이어진 것만 벌써 네 번째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과도한 적폐청산의 칼춤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생을 헌신한 군인에게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수갑까지 채워 망신을 주는 나라가 정상적이냐"고 비난했다.

정치권 밖 보수인사로 관심을 받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이 전 사령관을 조문한 후 "표적 수사, 과잉 수사, 경우에 따라서는 별건 수사라고 하는 이런 수사 행태는 잘못됐다고 다들 말한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말을 보탰다. 그는 지난 9일 이 전 사령관의 빈소를 찾아 "옛날에도 '하명수사'는 있었으나 이렇게 하진 않았다. 요즘 하는 걸 보면 주구를 넘어 광견이 된 것 같다"고 힐난했다.

'중도 정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도 의견을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영결식인데 제가 단식 중이라 참석을 못하지만, 조국의 안보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이 전 사령관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적폐청산 명목으로 평생 국가에 헌신한 고인의 삶을 이런 죽음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유승민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더 이상 검찰을 너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소위 '적폐 수사'라는 명목으로 특히 군에 계셨던 분들의 명예를 너무 실추시키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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