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침묵의 靑, 김정은 '결단' 알까? 모를까?
입력: 2018.12.10 05:00 / 수정: 2018.12.10 05: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것인가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오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것인가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오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靑 "북한에서 아직 연락이 오지 않았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발표하는거 아니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에 관련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브리핑 일정이 나올 때마다 이런 말들을 주고 받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김정은, 올해 오는거야?"라는 질문도 수없이 받는다. "그게 왜 궁금해?"라고 물어보면 "신기하니까" "실제로 한번 보고 싶어서" 등 호기심이 가득 배인 대답이 돌아온다. 김 위원장이 약 20일밖에 남지 않은 올해 남한에 오는지 정.말.로 모르기에 "나도 모른다"고 답한다. '답'을 알고 있다면 기사를 썼겠지.(ㅎㅎ)

춘추관 출입기자들도 궁금한 건 마찬가지다. 청와대에 김 위원장이 올해 답방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문의하지만, 청와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반복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순방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며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자"고 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추진해온 청와대가 정말 북측의 의중을 모른다면 답답할 듯하겠다. 북은 침묵하고 있고 기자들은 매번 물어오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모를까. 청와대를 향한 의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한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등 여러 예측과 설(設)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3~14일 서울타워에 예약을 받지 말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는 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인 오는 17일 전후한 시점에 서울과 제주도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 등이 제기됐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5일 "18~20일 답방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시기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 있고 북측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춘추관 브리핑룸에 실무진이 나와 부산하게 움직인다면 필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브리핑일 것이라는, 경험에서 묻어나는 얘기도 들렸다. 때때로 국정 현안이나 주요 정책과 관련한 브리핑이 있을 때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춘추관을 찾는데, 이에 근거한 나름의 추측이었다. 그러나 그 추측은 요즘 매번 빗나가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 반응처럼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평양 거리가 적힌 남산 전망대 앞 이정표. /임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평양' 거리가 적힌 남산 전망대 앞 이정표. /임현경 기자

아마도 연내 답방이든, 불발이든 확정되기 전까진 퍼즐게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남북이 구체적 시기와 장소 등 큰 틀을 확정했거나 더 나아가 물밑 접촉을 통해 의제와 의전, 경호 등까지도 이미 합의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춘추관을 출입하는 한 선배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 정황 등이 포착, 합리적인 의심을 할 만한 것들이 군데군데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뿐 아니라 남북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최상의 발표 시기를 조율하거나 이미 결정했지만, 기다리는 중이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일부 방송사는 춘추관 브리핑룸 안의 중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임박한 것 같은 분위기와 팽팽한 긴장감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가 '깜짝 발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7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가급적이면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소식이 없다"며 아직까지 확답을 내놓고 있지 않는 청와대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엄연히 남북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관심거리이자 역사에 남을 일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 위원장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녘 땅을 밟을 때 어떤 표정일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장면은 국민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 지난 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찬성한다고 했다.

온갖 예측 등이 난무하는 지금,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한 북한의 결정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진짜 모를까.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와 초조는 점점 더 임계점을 향해가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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