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2019년 예산안을 잠정 합의한 것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위)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아래 오른쪽)의 모습/ 뉴시스 |
손학규 대표 "안 먹으니까 변이 안 나오잖아요"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 이틀째를 맞은 7일 국회 로텐더홀을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목격됐다.
손 대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 6일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저는 사실 단식하기 싫었다. 개인적으로도 나이 70 넘은 사람이 무슨 단식을 하겠냐"면서도 "그러나 꼭 이뤄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투지를 보였다.
고희(70)를 넘긴 손 대표의 건강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건강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당에서는 손 대표를 위해 의자와 책상까지 마련해 놓았다.
손 대표는 "보통 단식하면 이정미 대표처럼 땅바닥에 앉아 있는데, 제가 의자에 앉아있는 것은 무릎이 불편해서이다"라며 "나도 젊었을 때 단식 많이 해봤는데, 정말 단식하기 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전을 대비하는 듯 건강관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손 대표는 수행원과 함께 로텐더 홀 주위를 10여 분간 산책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확실히 대표님 걸음걸이가 어제보다 힘이 빠져 보인다"고 안쓰럽게 지켜봤다.
당 지도부는 손 대표의 나이를 언급하면서 건강을 염려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지금 70대 연로하신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단식을 결심하신 것은 우리 정치가 가야 할 방향으로 제대로 못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진영 아파트 특위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야당 대표 당시 단식을 언급하면서 "손 대표께서는 당시 김 전 대통령보다 훨씬 더 연세가 많으셔서 걱정된다"며 "같은 당 후배 정치인으로서 면목도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 우리가 힘내서 손 대표님 건강 상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만, 조금 부담스러운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이런 얘기 해서 죄송하다"며 "안 먹으니까 변이 안 나오잖아요. 관장이라도 해볼까 했는데 관장 의사도 없는 것 같고, 그걸 위해서 주스라도 마시라고 하는데, 주스도 음식이니까…"라며 단식이 쉽지 않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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