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윤창호법' 후퇴, '유치원법' 처리 불투명에 "국회 직무유기"
입력: 2018.12.02 00:00 / 수정: 2018.12.02 00:00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음주운전 처벌강화를 위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일명윤창호 법이 재석 250인 중 찬성 248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됐다. /뉴시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음주운전 처벌강화를 위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일명'윤창호 법'이 재석 250인 중 찬성 248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됐다. /뉴시스

최석 정의당 대변인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져"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지난달 29일 음주운전 관련 처벌 강도를 높인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윤창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아쉬운 목소리가 제기됐다. 또한, '박용진 3'법이라고 불리는 유치원 관련 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진 상황이어서 국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먼저 '윤창호법'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법안 통과를 주도했던 하태경 의원과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사실상 후퇴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개정안은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늘리는 취지이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에도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를 부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애초 제안됐던 5년 형량에서 후퇴된 내용이다.

윤씨의 친구인 김민진·이영광씨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참관하며 표결 과정을 지켜봤다. 이들은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죽인 범죄자가 얼마든지 집행유예로 풀려날까 봐, 윤창호법의 본질이 사라질까 봐 심히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달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일명 윤창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지켜본 윤창호 군의 고등학교 친구인 이영광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일명 윤창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지켜본 윤창호 군의 고등학교 친구인 이영광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골자로 주장했던 '윤창호법' 특가법은 통과 됐지만, 도로교통법 개정안 경우에는 법사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윤창호 법 끝까지 통과하는 날까지 국민들 함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창호법 대표발의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윤창호법 찬성토론에서 "음주운전 재범방지 위한 윤창호법2를 준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윤 씨 친구들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을 만나 정기국회 처리를 약속받았고, 양형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일명 박용진 3법으로 불리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28일 예정됐던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못하면서 결국 29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지난 21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5당 원내대표 합의문에서 한국당은 '박용진 3법'이 아닌 '사립유치원 관련법'을 처리하겠다고 명시해 처리 과정에서 이미 진통이 예상된 바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그동안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박용진 3법 통과를 저지해 왔다. 생각에 잠겨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더팩트 DB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그동안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박용진 3법' 통과를 저지해 왔다. 생각에 잠겨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더팩트 DB

결국 30일 한국당은 자신들이 직접 유치원 관련 법안을 낼 거라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유아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이라며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에 대한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회계 투명성 신뢰 확보 ▲학부모 모니터링 확대 강화 ▲사립유치원 정상화 통한 안정적 유아교육 환경 유지 ▲출생아 수 감소 위한 유치원 법인 재단 노력 입장 등의 목표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사립유치원의 회계를 일괄적으로 '에듀파인' 기준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는 '박용진법'의 내용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그동안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박용진 3법' 통과를 저지해 왔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박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3법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그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주장을 대변하려고 한다"며 "한국당의 심사 거부로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등 국회의 직무유기로 금쪽같은 시간 2주가 흘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지부진한 국회의 법안마련을 두고 국회의 동떨어진 법 감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창호법'의 형량 감소와 '박용진 3법' 처리 지연은 지금의 국민들의 법 감정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꼬집었다.

jaewoopar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