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너무 나간(?) 이재명, '문준용' 거론 파문…"물귀신" vs "음해"
입력: 2018.11.27 00:05 / 수정: 2018.11.27 07:07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언급해 파문이 일었다. 이 지사가 지난 24일 경기 성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모습. /수원=이새롬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언급해 파문이 일었다. 이 지사가 지난 24일 경기 성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모습. /수원=이새롬 기자

이재명 측 "문준용 씨 특혜 의혹, 허위 확신…법적 입증 필요할 뿐"

[더팩트ㅣ국회=임현경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언급한 이후 당 안팎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이 지사가 아내 김혜경 씨와 관련된 의혹,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에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거론한 것을 두고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정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12년 처음 제기돼 5년 동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우려먹은 소재"라며 "대선에 악용하기 위해 얼마나 꺼냈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아주 정치적으로 나쁜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규정했고, 심지어는 법원 판결까지 해서 문제가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민주당 원대대표는 이 지사의 문 씨 취업 특혜 의혹 거론을 두고 정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민주당 원대대표는 이 지사의 문 씨 취업 특혜 의혹 거론을 두고 "정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與 "이해 어렵다"野 "물귀신 작전"·"막장 드라마"

홍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온 문 씨 관련 의혹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혼란을 방증한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는 8주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민주당 지지도에 대해 '혜경궁 김씨' 논란 여파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가 26일 발표한 설문조사(CBS 의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결과,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민주당 지지도는 1.3%포인트 하락한 39.2%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 소속 중진 의원은 "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혁신 성장을 위해 당이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펼치지 못하는 것을 두고 (국민들께서) 실망하신 게 아닌가 한다"라며 이 지사 관련 논란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본인이 직접 친문·비문 프레임을 쓰고 있는데 "정작 친문 진영에서는 이 사건에 별 관심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굳이 그렇게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법적 판결이 끝난 문제이고,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야권 인사는 '물귀신 작전', '막장 드라마' 등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이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 야당 선언"이라며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건데 여당으로서는 감히 꺼낼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지사가 '경찰은 진실이 아니라 권력의 편'이라고 말할 때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건 예정돼 있었다"며 "이 지사는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가 경찰이 권력의 편이라고 했을 때 출당시켰어야 했다"며 "대통령과 이 지사 둘 중 한 사람만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이미 지났는데도 이 대표는 여전히 이 지사 편을 들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를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을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니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고 평했다.

그는 "자기 문제에 부닥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자기를 도와준 사람도 같이 끌어 들어가는 물귀신 형태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임을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은 아마 이번에 알았을 것"이라며 "막장 인생의 막장 드라마를 지금 우린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고발인이 문준용 씨 취업에 대한 법리적 입장을 내놓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청에 출근해 혜경궁 김씨 경찰 수사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수원=이선화 기자
이 지사 측은 "고발인이 문준용 씨 취업에 대한 법리적 입장을 내놓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청에 출근해 '혜경궁 김씨' 경찰 수사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수원=이선화 기자

◆ 이재명 측 "고발장이 법리적 입장 내놓도록 강제…의견서 일부만 악의적으로 유출"

이 지사 측은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계정주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피고발인(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문준용 씨 취업에 대한 법리적 입장을 내놓도록 강제"했다고 반박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발장에는 총 39건의 트위터 게시물을 적시한 '범죄일람표'가 있는다. 그런데 39건 모두가 문준용 씨 취업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피고발인에게 문준용 씨 취업에 대한 법리적 입장을 내놓도록 강제하며 문 씨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은 바로 이 고발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변호사 의견서에는 '문준용 씨의 특혜 취업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기재돼있지만, 왜곡 유출되는 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며 "피고발인이 문준용 씨를 언급하도록 한 뒤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김남국법률사무소 김남국 변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변호사는 모든 구속요건을 탈락시킬 수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거론한 건 신중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는 "법률적인 부분을 봤을 때, '트위터 계정주가 아니다'라고만 주장하면 되는 것이고, 정치적으로 봐도 이미 허위사실로 판결 난 특혜 의혹을 굳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변호인은 유출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하고 꼼꼼하게 법률적으로 검토사항을 적었을 뿐인데, 일정 부분은 제외한 채 악의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변호사가 작성한 의견서에는 분명 '문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은 허위라고 믿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지난 24일 경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1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이 지사는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취재진과 만나 "문준용 씨는 억울하게 음해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변호인 입장에서는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계정이 제 아내 것인지 아내 것이라고 혹시 인정되더라도 정말로 아내가 썼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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