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이재명 검찰 출석 "형수가 형 강제입원…확인하고 보도하라"
입력: 2018.11.24 13:11 / 수정: 2018.11.24 13:11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 말했다. 이 지사가 이날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남=이새롬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 말했다. 이 지사가 이날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남=이새롬 기자

"정치탄압 중단하라" vs "이재명을 구속하라" 추위 잊은 장외전

[더팩트ㅣ성남=임현경 기자] "제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눈발이 휘날리는 현장에는 오전 7시 무렵부터 모여든 이 지사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의 '맞불 집회'가 한창이었다.

지지 측의 "정치탄압 중단하라"와 반대 측의 "이재명을 구속하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지사가 거센 눈바람을 뚫고 포토라인에 섰다. 이 지사는 "우선 이렇게 눈도 내리는 험한 날 우리 언론인 여러분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일터로 나오게 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주중에 조사를 받는 건 도정에 약간의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말을 택했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이날 검찰 출석 현장에는 첫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 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는 도중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을 고쳐잡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 지사의 이날 검찰 출석 현장에는 '첫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 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는 도중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을 고쳐잡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 지사는 친형 이재선 씨 강제입원에 관련한 권력남용 혐의에 대해 "형님을 강제입원 시킨 것은 저희 형수님이었다"며 "형님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이미 조울증으로 여러 문제들이 있었고 증세가 날로 악화돼 시민들, 특히 공직자들에 대한 피해를 많이 입혔기 때문에 정신질환이 있는지 없는지 진단하는 절차를 진행하다가 중단한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형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시장이 아니었다면 법적 절차를 거쳐 진단했을 것이고, 질환이 확인되면 치료를 했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의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며 "정당한 행정이 정치에 의해 왜곡된 것이 참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가입 아이디와 동일한 포털 사이트 아이디가 이재명 자택에서 로그인한 기록이 있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보도를 할 때는 확인을 좀 하라. 집에서 나왔다는 것은 포털 아이디인데 그게 무슨 혜경궁 김씨랑 직접 관련이 있느냐"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런 일로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면서도 "부당한 공격에 제가 진상을 밝히고, 또 제가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헬기 야간 운행·토목 적폐 척결·대리수술 방지를 위한 수술실 CCTV 설치 등 경기도 정책을 알리며 "도민들의 삶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나가게 될 수 있도록 이 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 지사가 조사를 받으러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의 맞불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이 지사의 지지 측(위)과 반대 측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임현경 기자
이 지사가 조사를 받으러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의 맞불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이 지사의 지지 측(위)과 반대 측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임현경 기자

이 지사가 조사를 받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를 가릴 정도로 펑펑 내리던 눈이 멈추고 날이 개기 시작했다. 이 지사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은 검찰 조사가 시작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집회를 이어갔다. 지지 세력은 "공정 수사"와 "정치 탄압"을 목놓아 외쳤으며, 반대 세력은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이재명은 김부선하고 얼레리 꼴레리"·"점이 있대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이 지사를 응원하기 위해 여주에서 왔다는 한 노년 남성은 "이 지사처럼 민생 정책을 펼치는 인물이 없는데, 경찰이 너무 편파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과 그의 도정 운영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반대 측 집회에 참여한 중년 남성은 "저쪽 사람들(이 지사 지지 측) 집회 초보다. 제대로 구호도 못 맞추고 마이크도 잘 안 나온다"며 각종 노래 가락에 맞춰 '이재명을 구속하라'를 흥얼거렸다. 이들은 이 지사가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저녁 무렵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 지사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앞서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비밀리에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그간 개인 SNS를 통해 모든 혐의를 부인해온 만큼, 이날 조사에서도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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