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문자 해촉' 전원책, '홍준표식' 기자회견 '설왕설래'
입력: 2018.11.17 00:02 / 수정: 2018.11.17 14:07

전원책 변호사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자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 해촉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설전을 벌이는 등의 자세로 빈축을 샀다. 지난 14일 기자회견 중인 전 변호사. /배정한 기자
전원책 변호사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자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 해촉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설전을 벌이는 등의 자세로 빈축을 샀다. 지난 14일 기자회견 중인 전 변호사. /배정한 기자

이번 주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전원책 변호사 '문자 해촉'이었습니다. 전 변호사는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선임된 지 한 달 만에 해촉됐습니다. 이후 전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심정을 밝혔습니다. 또, 사립유치원이 국회에서 한국당과 토론회를 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한국당과 손잡은 한유총은 어떤 말들을 주고받았을까요.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임하면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정치권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봅시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한유총, 교육부·박용진 의원에 복수?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전원책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이 한 달 만에 문자로 해촉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경고장을 계속 날리더니 칼을 뽑아 든 것입니다.

-전 위원도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폭로를 예고했지만, 정작 관련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전 위원의 발언 등으로 이른 시기에 해촉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먼저, 전 위원이 기자회견 뒷얘기부터 나눠보죠.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 위원 해촉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매체 기자의 질문에 어디 소속이냐 한국 신문에서 그 신문을 본 적이 없다 등의 태도를 보였다.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취재진은 홍준표 전 대표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4일 취재진의 질의 답하는 전 변호사. /배정한 기자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 위원 해촉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매체 기자의 질문에 '어디 소속이냐' '한국 신문에서 그 신문을 본 적이 없다' 등의 태도를 보였다.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취재진은 '홍준표 전 대표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4일 취재진의 질의 답하는 전 변호사. /배정한 기자

◆ "어디 소속이냐" 취재진 앞에 선 전원책, 홍준표를 닮았다?

-지난 14일 전원책 변호사가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했죠. 어땠습니까?

-네. 기자들 사이에선 이번 기자회견에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많이 나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면으로 충돌할 것처럼 했던 전 변호사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비대위와 충돌을 최대한 피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는 전 변호사가 정치적 득실을 따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번 일로 전 변호사가 정치권을 떠날 것도 아니고, 굳이 한국당과 부딪혀봤자 손해란 판단이 섰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 변호사는 마음 맞는 범보수 의원들과 뭉치겠다고 밝히면서 '보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기회로 오히려 전 변호사가 개인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번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와 갈등은 최대한 감추고 자신에 대해서만 부각시켰다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기자회견 당시 전 변호사의 태도에 특이점이 있었다면서요?

-맞습니다. 전 변호사는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는 중에 질문이 조금 이상하거나 민감하다 싶으면 '어디서 오셨냐', '어디 소속이냐'라고 질문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한 취재진이 전 변호사에게 '한국당 당원이냐'고 묻자 전 변호사는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어디서 나왔냐"고 소속을 물었습니다. 그 취재진이 소속을 밝히자 전 변호사는 "영국 신문인가. 그런 신문이 있는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취재진이 "아니다"라면서 질문을 이어가려고 하자 전 변호사는 "제가 한국 신문에서 그 신문을 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며 질문을 다른 기자에게 넘겨버렸습니다.

-방송에서 본 모습과는 무척 다른 모습이네요. 기자들은 어떻게 보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전 변호사는 또 다른 취재진과는 약간 감정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전 변호사가 위원직을 맡으며 TV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이 '그것이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있어 질문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음에도 "그게 왜 문제가 되냐. 조강위원은 아무 일도 하면 안 되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따졌습니다.

-전 변호사의 이런 모습이 마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를 닮았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웃음). 홍 전 대표는 기자회견 때마다 항상 태도 논란이 일었는데요, 언론사에 따라 "답변하지 않겠다"고 하기도 했고, 일방적으로 취재진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해 '막무가내식 기자회견'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 전 변호사와 홍 전 대표는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전 변호사는 회견에서 "미완의 '보수재건'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 구체적 내용을 묻자 "조금만 기다려 달라. 미리 인터뷰를 해놓은 곳이 있어서 그곳과의 예의가 있다"고 답을 피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 말들이 나오는데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사가 족히 30개도 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 때문에 취재진을 다 불러놓고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부적절한 처사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사립유치원,이대로 지속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박종진 3법에 맞불 대응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토론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사립유치원,이대로 지속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박종진 3법'에 맞불 대응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토론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 한유총, 한국당 등에 업고 교육부·박용진에 복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 14일 자유한국당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죠.

-네. 한유총은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일산 킨텍스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했었는데요. 당시 토론 내용을 일절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개별 인터뷰까지 거부했었던 한유총이, 이번엔 국회에서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토론회 전부를 공개했고요.

-경제학자·공인회계사·변호사·학부모운동가 등 각계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당당히 대중 앞에 나섰죠. 한국당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한유총이 박용진 민주당 의원과 교육 당국을 상대로 소소한 복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유총의 복수요?

-네. 박 의원이 지난달 31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한 말을 다들 기억하시나요? 당시 박 의원은 이미 토론회가 시작된 가운데 "한유총에 참석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도 참석 여부를 회신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며 한유총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또, 토론회가 끝날 무렵 "오늘은 불참했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될 것인데, (그때는) 서로 합리적으로, 다만 아이들을 위해, 국민의 상식에 맞는 수준으로 미래 대안을 함께 만들길 기대한다"고 전했죠.

한유총은 교육부와 박용진 민주당 의원에게 복수라도 하듯 자료집에 교육부 담당관(섭외 중)이라고 적었다. 이는 지난달 31일 박 의원이 토론회 자료집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섭외중)이라고 적은 것을 그대로 따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현경 기자
한유총은 교육부와 박용진 민주당 의원에게 복수라도 하듯 자료집에 '교육부 담당관(섭외 중)'이라고 적었다. 이는 지난달 31일 박 의원이 토론회 자료집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섭외중)'이라고 적은 것을 그대로 따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현경 기자

-또, 박 의원실에서는 한유총 관계자를 위한 좌석을 마련해두고 자료집에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섭외중)'이라고 명기해 한유총의 불참을 강조했고요.

-그런데 한유총이 박 의원과 아주 유사한 방법으로 교육 당국에 반격을 가한 겁니다. 한유총은 14일 토론회에서 '교육부 담당관(섭외 중)'이 적시된 자료 화면을 띄우며, "만약 왔었다면 저희도 정부 입장을 들어봤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많은 발제와 토론에 대한 정보를 얻어 유익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종적으로 (교육부의) 정책이나 (유치원의) 수행에 도움이 됐을 텐데도 자리를 갖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음 기회에는 (교육부가) 꼭 이런 자리에 동참에서 현명한 대안을 찾기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박 의원과 이날 한유총 관계자의 발언이 '데칼코마니'처럼 똑 닮았네요.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를 당한 박 의원이 한유총에 어떤 반격을 가할지 주목해야겠습니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비판 여론이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향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비판 여론이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향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 국감에서 선동열 전 감독 질타한 손혜원·김수민 의원의 '희비'

-선동열 감독이 결국 야구 국가대표 감독에서 사퇴했습니다. 선 전 감독과 국정감사하면 손혜원 민주당 의원과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화살이 손혜원 의원으로 향했죠?

-네, 그렇습니다. 선 전 감독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하고 "국가대표 야구 선수들과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선 감독은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다.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선 전 감독의 이 발언은 지난달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 의원이 선 감독을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선 전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면 해당 질문을 한 손 의원을 향한 야구팬들의 비난이 폭주했습니다. 지난 국감에서도 손 의원의 질의 내용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는데, 선 전 감독이 사퇴하면서 비난이 절정을 향하고 있습니다. 검색어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손 의원은 선 전 감독 사퇴와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평소 SNS에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히던 손 의원입니다만,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손 의원의 입장이 궁금해 전화를 했는데요, 꺼져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의원실 보좌관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선 전 감독 본인 입장 낸 거에 대해서 의원실 발로 입장 내지 않겠지만,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언급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의원님 재량이니까"라는 정도였습니다.

-선 전 감독을 국감에서 질의했던 김 의원도 화제가 됐습니다. 손 의원과 비슷한 이유였나요?

-아닙니다, 김 의원은 예산과 관련된 내용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14일 국회 문체위 예산소위 도중에 김 의원이 울면서 뛰쳐나갔다는 내용이 돌았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화제가 된 것입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체위 예산소위에서 눈물로 청주 예산을 증액시켜 화제가 됐다. 김 의원이 예산을 증액하면서 청주의 딸이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DB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체위 예산소위에서 눈물로 청주 예산을 증액시켜 화제가 됐다. 김 의원이 예산을 증액하면서 '청주의 딸이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DB

-김 의원이 눈물을 흘린 건 사실인가 보군요.

-이유는 김 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모 의원이 예산을 깎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김 의원과 이 의원의 언쟁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원실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김 의원이 소리를 막지르거나 눈물을 펑펑 쏟은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김 의원의 눈에 눈물이 조금 맺힌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찌 됐든 김 의원은 깎인 예산을 받아냈죠.

-네, 그렇습니다. 김 의원은 고향 '청주 미술품 수장보존센터' 예산 56억 원 증액했습니다. 여러 증액 내용 중에서도 청주 미술품 수장보존센터 예산 56억 원은 김 의원이 심혈을 기울인 예산이었습니다. '청주의 딸'인 김 의원이 해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회가 예산 정국인데, 김 의원의 경우처럼 자기 지역 예산을 늘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이런 지역구 예산 늘리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업무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쪽지 예산이나 국회의원 선수에 따라서 챙겨주는 모습은 근절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중국발 미세먼지로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의 노력으로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으면 합니다. 국회 역시도 자기 지역구 예산만 챙길 것이 아니라 민생법안 통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합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배정한 기자, 문병희 기자, 임세준 기자, 남용희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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