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중재자' 文대통령, '대북 제재'와 '완화' 짐 또 짊어져
입력: 2018.11.16 05:00 / 수정: 2018.11.16 05:0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 양자회담장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 양자회담장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文, 북·미 중재 통해 비핵화 문제 등 돌파구 마련할지 주목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부탁했다. 내년 초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교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중재 역할을 해온 문 대통령의 어깨가 다시 무거워졌다.

제20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센텍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만났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35분간의 면담에서 비핵화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우선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고,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전적으로 강력한 한미동맹의 힘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정책의 근간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미동맹은 그 어떤 때보다 공고하다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이 한미 공조 속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읽힌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반도 비핵화의 열쇠를 쥔 미국과 협력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달성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센텍 컨벤션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은 지난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센텍 컨벤션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은 지난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소통의 폭을 확대해 북미정상회담과 고위급 회담의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의 입장과 반대인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요구라는 관측도 있다.

어찌 됐든 문 대통령이 중재를 통해 북미 양국의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더 많은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제재 완화를 얻으려면 핵 신고와 검증을 수용해야 한다는 대북 비핵화 협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핵을 체제 유지의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북한이 미국의 뜻에 따를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과 대조된다. 이미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방침을 아는 상황에서 제재 완화를 언급해 한미 간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겠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향후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체제 달성의 가속페달을 밟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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