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기지 논란에 "새로운 것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김정은(오른쪽)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업무오찬을 마친 뒤 호텔 내부 정원을 산책하는 모습. /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
트럼프, 北 미사일 기지 논란에 "가짜뉴스" 일축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북한이 13개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략보고서를 인용한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미국은 물론 한국까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 내용은 북한에 미공개 미사일 기지 13곳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고,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특히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 유력지 보도로 북미 관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싱가포르 북미회담 합의문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이 여파로 북미 정상회담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왔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우리는 이미 논의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새로운 것은 없다"며 "이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CSIS에서 낸 보고서의 출처는 상업용 위성인데 한미 정보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서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을 하고 있는 내용이고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북한 미사일 기지 보도와 관련해 "CSIS에서 낸 보고서의 출처는 상업용 위성인데 한미 정보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서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을 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
또, 보도 내용 중 '기만'(great deception)' 부분과 관련해선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떠한 협정도, 어떠한 협상도 맺은 적이 없다"며 "그래서 이것을 '기만'이라고 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 미사일 기지 보도'와 관련해 같은 입장을 보이며 북미 후속 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해소하는 모양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 비밀기지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선을 긋고, 청와대 역시 국내 언론의 보도로 문제가 확산하자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북미협상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북한과 협상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청와대가 "오히려 이러한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수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도 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을 잡을 것이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협상 목표 역시 변함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