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한국당, 한유총 토론회서 '표밭' 다지기?…"우린 닮아"
입력: 2018.11.15 05:00 / 수정: 2018.11.15 09:03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며 우리는 서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정양석 한국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며 "우리는 서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정양석 한국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홍문종 "로비 않아도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 할 것"

[더팩트ㅣ국회=임현경 기자] "여러분들 마음이 불편해지면 그 피해가 자기 아들딸에게 간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홍 의원이 주최하고 한유총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당 김순례·정양석·최교일·홍문종 의원과 손진영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사립유치원의 공로를 치하하고, 사유재산권 보장을 역설하며 전국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토론회가 의원님들 의사결정 과정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이라며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이 비대위원장은 "고민을 나누고자 국회의원들과 함께 전문가 등을 모시고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너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 우리의 일, 국가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 강조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사립유치원,이대로 지속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박종진 3법에 맞불 대응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토론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사립유치원,이대로 지속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며 '박종진 3법'에 맞불 대응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토론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당·한유총 모두 비대위 체제…김병준은 못 받는 박수, 이덕선은 받아"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다른 일정 탓에 늦은 홍 의원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정 의원은 "홍 의원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가 축사까지 하고 간다"며 청중 앞에 섰다. 그는 "한국당 국회의원이 이렇게 박수 많이 받은 적이 없는데, 여러분께서 몇 명 오지 않은 국회의원에게 왜 이렇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국당과 한유총이 '서로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과 한유총의 공통점은 모두 비대위 체제"라며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박수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선덕, 아니 이덕선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덕을 많이 쌓으시니 답답한 상황을 해결해주실 것"이라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게 답일지는 모르겠다"며 "언젠가부터 정부가 우리 민간의 약점을 잡고 퇴출시키는 작전을 쓰고 있다고 느껴진다. 이건 아니다. 여러분과 같이 지켜볼 것이다"고 했다.

정 의원은 "아시다시피 출산율이 저조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다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공립과 민간 영역이 다투고 있고, 민간과 사립이 어려움을 많이 당하고 있다"며 "우리 국회가 균형된 시각으로 이 과정을 지켜보고 목소리 낼 땐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 여러분 힘내시라. 사랑한다"고 한유총에 힘을 실었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도 한유총의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저는 워킹맘으로서 여러분이 내 아이에게 베푼 사랑을 잊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여러분들에게 박해를 가하는 것은 우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동냥자루 내주시오'하는 것이다"고 현재 진행되는 사립유치원을 향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부지원금을 갖고 막 썼다고 그걸 막 탄압하는데, 약간 느낌이 이상하다. 이게 좀 의도적이라고 느껴진다. 국감 현장 속에서 사립유치원의 유용성을 터트리며 범법 집단으로 몰아가는 이 숨겨진 의도는 뭘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저희 비대위원장은 야단만 맞는데, 이덕선 비대위원장은 정말 덕성스러운 분이다. 훌륭하시다"며 "저희 한국당에서는 여러분의 아픔과 고뇌를 잊지 않을 것이다. 저희 당이 열심히 딜리버리(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에 사회자는 "최교일, 정양석, 김순례. 이 세 분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관계자들의 성원을 유도했다.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사립유치원을 위한 한국당의 노력을 강조했다. 홍 의원이 이날 토론회에서 축사하는 모습. /임현경 기자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사립유치원을 위한 한국당의 노력을 강조했다. 홍 의원이 이날 토론회에서 축사하는 모습. /임현경 기자

◆ 제도 탓 말라던 홍문종 "전엔 잘 몰랐어…국가가 해준 게 뭐 있다고 들들 볶나"

예정보다 2시간 늦게 행사장에 도착한 홍문종 의원은 "사실 여러분 때문에 늦은 것"이라며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바빴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의원들 여기 아무도 안 오지 않았느냐"며 "의원들이 여기 오기가 무지하게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로비를 받았다며 모르는 번호로 스팸 문자도 많이 오고, 다음에 정치할 거냐 말 거냐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온다"며 "당에서도 의원들이 자기 의견 얘기하는 것을 마치 로비 받은 것처럼 폄하해서 되겠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 여태까지 이렇게 몸과 땀을 바쳐왔는데 매도당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지 않느냐. 그래서 저라도 위로해 드리려고 왔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실질적으로 언론이나 학부모나 여러분 편이 아니다. 정부가 아닌 건 물론이다"며 "제가 여기 왔다 갔다고 한다면 아마 여기저기 뭐라고 할 것이다. 그걸 무릅쓰고 왔다. 여러분이나 우리(한국당)나 여론이 아니라 아이들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한 마디 한 마디를 뱉을 때마다 '그렇지', '당연하지' 등 맞장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덕선 비대위원장에게 "사립유치원 비리는 일부의 비리가 아닐뿐더러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솔직히 국회의원들도 잘 몰랐다. '박용진 3법'을 만든다고 해서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고 하다 보니까 알았지, 그전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비리유치원 사태가 개인이 아닌 '법'의 잘못이라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국가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들들 볶는 것이냐, 그동안 법이 잘못된 것이지 여러분이 잘못했느냐, 물론 지탄받아야 할 사람도 있지만 95% 정도는 희생하고 봉사하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한유총의 요청에 따라, 김용임 한유총 비대위 전북지회장 겸 대외협력부장을 증인으로 부른 바 있다. 당시 김 지회장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헤드랜턴을 머리에 쓰고 홍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한유총의 요청에 따라, 김용임 한유총 비대위 전북지회장 겸 대외협력부장을 증인으로 부른 바 있다. 당시 김 지회장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헤드랜턴을 머리에 쓰고 홍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홍 의원은 '결국 피해는 아이들이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가 무슨 공산 국가냐, 심한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나라가 국공립을 어떻게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현실적으로 턱도 없다"며 "애들이니까, 때려치우고 싶은데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을 정부도 주변 사람들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뭘 뒤집어엎느니 어쩌느니 하는데, 그런 식으로 다루면 나라가 꼬이고, 여러분들 마음이 불편해지면 자기 아들딸에게 (피해가) 간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 의원은 "여러분 저에게 로비하지 말라. 저는 교육자로서 양심을 가지고,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을 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며 말을 마쳤다.

한편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6월~2014년 9월 IT기업 대표들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등 명목으로 자동차 리스비 등 약 1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경민학원 이사장과 경민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화 매매 대금으로 교비 24억 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아 임의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교비 75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지난 5일 첫 재판에 출석해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한 상태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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