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언주 의원이 정체성을 놓고 갈등하는 모습이다. 손 대표가 이 의원의 최근 행보에 경고장을 던지자 이 의원은 "손 대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받아쳤다. /더팩트DB |
이언주 의원의 '반문 프레임' 반격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손학규 대표를 향해 '반문' 카드를 꺼내 들며 반격하고 나섰다. 12일 손 대표가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고 엄중히 경고하자 "손 대표야말로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친문인가, 반문인가"라고 되받아친 것이다.
이 의원은 13일 새벽 자신의 SNS에 "손학규 대표께서 제게 정체성을 밝히라고 하셨는데 제 정체성은 국민이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도리어 손 대표야말로 정체성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저는 '반문'입니다만 손 대표께서는 반문입니까, 친문입니까?"라고 보수층을 겨냥한 듯한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의 이런 발언은 손 대표가 전날 "이 의원이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도 논의도 없었다"면서 "바른미래당은 민주 정당으로서 이념적 스펙트럼의 다양성과 국회의원 개개인의 사상과 입장을 존중했다. 당적과 관련해 바른미래당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 의원은 최근 한국당 청년들과 만나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이 의원이 강연에 앞서 청년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임현경 기자 |
손 대표는 "지역위원장에 응모한 당원으로서 당의 소속과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본인의 확고한 결정을 요구한다"고 했고, 이 의원은 '반문'이라고 답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더욱더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과 안보불안으로 나라 걱정하는 국민이 너무 많다. 우리가 이분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반문연대 깃발을 들고 통합해나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각자 당에 소속된 당원이지만 당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당의 경계, 계파니 뭐니 친소관계를 뛰어넘어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자신의 최근 '우클릭' 행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의원이 이처럼 '반문' 프레임으로 손 대표를 압박했지만, 여전히 정체성과 한국당으로 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이 의원이 결심을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13일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 의원을 좀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아마 이 정도 됐으면 이제 좀 결심을 해야 하지 않는가. 더 이상 계속 자기 거취를 두고서 이렇게 말이 도는 것은 좋지 않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