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선거제도를 겨냥 비판했다. 2016년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시 정 대표(왼쪽)과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鄭 "6년 전 선거제도 개혁 말했다면 대통령은 박근혜 아닌 안철수"
[더팩트ㅣ여의도=박재우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청맹과니(靑盲과니)"라고 비판했다.
청맹과니는 '겉으로 보기에는 눈이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한자와 우리말의 합성어로, 정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지난 18대 대선 당시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이같이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첫 번째로 국회의원 수를 줄여서 정치권이 먼저 변화의지를 보여야 한다"라며 영국, 일본, 미국의 국회의원 당 국민 수를 비교하며,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내가 언론인으로 당시 정치현실을 보면서 환멸을 느낄 때가 많았다"며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숫자가 360명이 돼서 꼴뵈기 싫은 국회의원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의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발언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치 현실을 꿰뚫어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 같은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정치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헛발질도 있었지만, 답은 국회의원 제도 개혁"이라며 "온건 다당제로 이행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국회의원 의원 수 증원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주권을 최대한 대표할 수 있는 대표자를 갖는 것"이라며 "300명보다는 350명이, 350명보다는 360명이 주권자 입장에선 자기 주권이 더 대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안 전 대표를 다시 언급하면서 "6년 전 안 전 대표가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는 얘기를 듣고 그 전날 오마이뉴스에서 긴급 인터뷰를 했다"며 "내가 안철수라면 이걸 던지겠다고 하고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그 인터뷰를 읽고 공감했다면, 그때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라 안철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기자간담해 "그 당시 안 전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 말했다면 그때 대통령은 박근혜 아니라 안철수"라고 말했다. 악수하는 정동영-안철수. /이새롬 기자 |
실제로 2012년 12월 12일 오마이뉴스에는 '정동영 "내가 안철수라면 지금‥"'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사의 시점은 안 전 대표가 백의종군을 하고 문 대통령에게 후보 단일화를 약속한 때였다.
정 대표는 당시 기사에서 "내가 안철수라면 지금 이 순간 정권교체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라며 "문재인과 안철수,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라고 생각하는데 두 분의 킬러 콘텐츠는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언급한 것은 맞지만, 6년 전 일이라 정확하게는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한편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취임 100일 성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 논의 주도 ▲평양 방북 등 한반도 평화 제도화 위한 노력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대안 제시 ▲현장정치를 통한 대국민 소통 강화 ▲새만금 국제공항 정부 예산 반영 등 호남에서 대안 정당으로의 존재감 과시 등 5대 성과를 꼽았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선거제도 개혁 없이 예산통과 협조없다"며 "야당이 예산안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당이 반대하면 예산안 통과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jaewoopar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