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이언주 "제가 한국당 입당했으면 좋겠습니까?"
입력: 2018.11.12 05:00 / 수정: 2018.11.12 05:00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은 한국당 청년들에게도 관심거리였다. 이 의원은 발치에 떨어진 빨간색 종이비행기를 집어 들고 환하게 웃었다. /서초=임현경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은 한국당 청년들에게도 관심거리였다. 이 의원은 발치에 떨어진 빨간색 종이비행기를 집어 들고 환하게 웃었다. /서초=임현경 기자

이언주, 자유한국당 청년특위 강연 현장 뒷이야기

[더팩트ㅣ서초=임현경 기자] "의원님, 한국당 입당하실 건가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자유한국당 입당설'은 한국당 청년들에게도 큰 관심거리였다. 한 청년의 이같은 질문에 둘러앉은 모두의 이목이 이 의원의 '입'으로 쏠렸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유중아트센터에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청년바람포럼'에 일일 강사로 참석했다. 이날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성 정치인들을 강도 높게 비판해 주목받고 있는 이 의원을 두고 "요즘 '핫(hot)한' 그분"이라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이런 공식적인 자리인줄 알았으면 준비를 더 했어야 싶지만, 이미 왔으니 어쩌겠나"라며 편안한 분위기의 강연을 진행했다.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였던 청년들은 강연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비로소 활기를 띠었다. 청년들은 이 의원에게 궁금한 내용을 색종이에 적은 후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날렸다.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해 날아온 종이비행기를 무작위로 골라 해당 질문에 답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 입당을 묻는 청년에게 제가 입당했으면 좋겠냐고 되물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청년이 이 의원이 건넨 명함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임현경 기자
이 의원은 '한국당 입당'을 묻는 청년에게 "제가 입당했으면 좋겠냐"고 되물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청년이 이 의원이 건넨 명함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임현경 기자

"의원님, 한국당 입당하실 건가요?" 최저임금,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표현의 자유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모두가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던 질문이 화제에 올랐다. 사회자는 "하필 빨간색(한국당 정당색) 종이비행기에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의원은 호탕하게 웃더니 "제가 입당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지금은 아니어도 좋습니다. 언젠가 꼭 와주십시오." 빨간 종이비행기를 날려보낸 청년의 대답이었다. 현장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 의원은 "제가 지금 이렇게 떠드니 한국당도 신경이 쓰일 것이고, 자극될 것"이라며 당장 당적을 바꿀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지금 그냥 입당해버리면 저의 자극과 충격은 사라지고 '원 오브 뎀(one of them, 그들 중 하나)'이 되어 똑같이 '대장이 되기 위해' 싸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면서도 "새로운 흐름의 동력이 생기게끔 하는 움직임이 시작됐을 때, 우리가 함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청년들이 작성한 질문 중 일부. /임현경 기자
한국당 내에서도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청년들이 작성한 질문 중 일부. /임현경 기자

그러나 모두가 이 의원이 한국당에 입당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행사가 종료되고 관중들이 빠져나간 현장에는 미처 이 의원에게 닿지 못한 종이비행기들이 남아있었다.

종이에는 '국내 최고 우파 정당이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바른미래당 같은 정체성도 모호한 정당 중심으로 통합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민주당 출신이셨고 국민의당을 거쳐 지금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신데요. 갑자기 보수의 대표주자처럼 두각되고 계신데, 보수우파가 어떻게 의원님과 바른미래당을 믿을 수 있을까요?' 등 바른미래당의 정체성과 이 의원의 잦은 이적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질문이 담겼다.

앞선 질의응답과 달리, 이 의원과 청년들이 부딪히고 공감하며 활발한 토론을 벌일만한 내용이었다. 필자가 '왜 이 비행기들은 날리지 않았냐'고 묻자, 근처에서 현장을 정리하던 청년들은 "타이밍도 맞지 않았고, 어차피 평이한 얘기만 하게될 것 같아서 날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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