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대리 불렀다'는 이용주 의원, 그런데 웬 음주운전 적발?
입력: 2018.11.10 05:00 / 수정: 2018.11.10 05:00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대리운전을 통해 집에 귀가했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대리운전을 통해 집에 귀가했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시끌벅적 고성이 난무했던 국정감사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국감이 끝났다고 쉽게 조용해질 국회가 아니죠. 검사 출신 이용주 의원의 음주운전은 그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고, '들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여전히 목소리 크기로는 1등입니다. 참,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꽤 흥미롭습니다. 지루해질 틈 없는 정치 현장, 이번 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김성태의 '개그 욕심'…美 중간선거, 민주당·공화당 서로 다른 '행복회로'

[더팩트ㅣ정리=임현경 기자] -'이주의 의원'은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이 의원은 음주운전 적발부터 '경각심 발언' 논란, 당 윤리위 출석 연기, '윤창호법'의 계기가 된 윤창호 씨 병문안, 윤리특위 논의 등으로 바쁜 한 주를 보냈습니다.

-'이용주'라는 이름 세 글자는 국민들께 확실히 알린 것 같습니다. 매일 이 의원의 이름을 '실시간 인기 검색어'나 '급상승검색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 의원 이야기부터 나눠보죠.

이용주 의원은 지난 8일 움주운전에 대한 경찰조사에서 대리기사를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지난 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용주 의원은 지난 8일 움주운전에 대한 경찰조사에서 '대리기사를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지난 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음주운전' 이용주 "대리 불렀었다"…경찰 조사서 말 바꾼 속내는?

-이용주 의원은 지난 8일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31일 적발된 음주운전에 대한 조사였죠.

-네, 이 의원은 이날 "대리기사를 불러 집에 도착해 잠시 쉬다가 약속이 생겨 다시 나와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는데요. 이 의원이 '대리운전'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의문점이 많이 있습니다. 음주운전 적발 직후 이 의원이 표명한 입장과 이날 진술이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진 직후 취재진은 이 의원과 통화를 했었는데요. 취재진이 사건 당일 식당을 나선 시간과 이동거리 등을 근거로 '어디 들렀다 가신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니다. 바로 집에 갔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왜 대리 운전을 부르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대리운전을) 부를 생각을 했든 안 했든 음주운전을 했다는 자체가 문제다. 죄송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이 바뀐 것이죠.

-이 의원의 말이 틀린 건 아니죠.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래도 갑자기 '대리운전'을 밝힌 것은 좀 어색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조금이라도 비판을 덜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종의 '변명'이자 '면피'죠. 또, 이 의원이 무언가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저희가 처음에 의심했던 건 적발되기 전에 어딘 가를 들른 게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한 참석자도 "뉴스에 나온 시간보다는 더 일찍 헤어졌다"며 "그래서 어디 들렀다 간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었습니다. 이 의원은 당시 식당에서 오후 10시 전후로 출발을 했는데, 적발된 건 11시께입니다. 정체도 거의 없는 늦은 시간에 1시간이나 걸렸다는 것은 좀 이상했거든요.

-어찌 됐든 이 의원을 향한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에서 "국민들도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라든가, 징계위에는 참석하지 않고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말했던 것이라든가, 음주운전 이후 행보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김성태 원내대표의 '개그 욕심'…은근히 즐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 인사가 총출동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밌는 장면들이 있었다던데 현장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지난 6일 대통령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열린 운영위 국감에선 임 실장의 '개인 정치' 논란이 화두였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DMZ 선글라스 시찰 논란 등 임 실장의 행보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집중 공세를 폈습니다. 그 와중에 눈에 띄었던 것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개그'였습니다. 김 원내대표가 입을 열 때마다 현장에선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평소에도 '깨알 웃음' 포인트를 설정하며 말하는 듯했는데, 이날 유심히 보니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든 김 원내대표 입가에도 살짝 미소가 번지더라고요(웃음). 김 원내대표가 그러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즘 김 원내대표를 보면 상당히 여유와 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임 실장에게 신나게 공세를 펼친 뒤 자리를 떠났던 김 원내대표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다시 돌아왔는데요. 대뜸 다 들리게 "밥은 먹고 하자"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하면 참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될 수도 있는 말인데, 김 원내대표의 말엔 다들 허허 웃더군요.

-해학이 있는 정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웃음이 많이 터지는 게 늘 좋은 일인지는 의문이 좀 생깁니다.

-그날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에 대해 상당히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실질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심지어 공격을 받던 임 실장도 김 원내대표의 질의에 웃음이 터졌을 정도니까요. 당시 현장에서 옆에 있던 한 보좌진이 "완전 희극인이네"라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했는데요, 너무 '개그' 콘셉트로 가다 보면 그 사람의 발언이나, 어떤 결정 같은 것들도 자칫하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민주당원들은 SNS에서 파란물결의 승리를 자축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민주당원들은 SNS에서 '파란물결'의 승리를 자축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의 '파란 물결' 집착 vs 트럼프의 착각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열렸죠? 미국 생활을 한 박재우 기자가 SNS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미국 중간선거를 간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에서 일하거나 지지하는 이들의 SNS를 주목할 만한데요.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믿을 수 없다'며 충격을 받았던 분위기와 달리,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는 상당히 희망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들이 하원에 많이 진입하면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파란 물결'(Blue Wave)이라는 말로 자축하더군요. '파란 물결'은 민주당에서 선거 전부터 높은 지지율을 근거로 승리를 예상하며 내세웠던 단어로, 파란 물결이 미국 전역을 휩쓸 것이란 뜻이죠.

-민주당원 대부분은 '최초'로 이룬 승리, 즉 첫 여성 의원, 흑인 의원, 무슬림 의원 탄생 등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민주당의 다양성을 자랑하는 모습이 많던데요.

-미국 언론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선전하긴 했지만, 상·하원을 다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물결'이라는 표현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 인기 예능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에서는 패러디를 통해 이러한 민주당의 '파란 물결'에 대한 집착, 또는 트럼프 당선에 대한 트라우마를 비꼬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원들이 '파란 물결'을 자랑하면서도 커피를 쏟는 모습, 보드카를 어항에 담아 마시는 모습, 의사가 인공호흡기를 자신에게 사용하는 모습 등 불안에 떠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정치에서 꿈보다 중요한 건 해몽이다. 2009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위)과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경. /워싱턴(미국)=AP.뉴시스
정치에서 꿈보다 중요한 건 해몽이다. 2009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위)과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경. /워싱턴(미국)=AP.뉴시스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분위기였나요? 하원을 잃었다고는 해도, 국내 언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도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굉장한 성공이다(Tremendous success tonight)"며 "감사하다"라고 말했죠. 의석 수로 봤을 때는 상·하원이 양분돼 사실상 큰 승리·성공이라기보다는 '무난하다'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는데요. 트럼프로서는 공화당 내 자신의 세력을 넓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하원은 여소야대로 공화당이 난감해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착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7년 1월 대통령 취임식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100만 명 넘는 인원이 몰렸다고 주장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당시 대변인 역시 "트럼프 취임식 인파는 역대 취임식 중 가장 규모가 컸으며, 세계를 통틀어 최대 규모"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8년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 비교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인원은 현저히 저조해보이죠. 100만 명이라고 보기엔 무리였습니다.

-양당이 각자 이번 선거 결과를 다르게 '해몽'하는 모습이나 트럼프의 전략을 보면, 정치에서 선거란 실제로 이기는 것뿐 아니라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이새롬 기자, 문병희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 남용희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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