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말꼬리 잡았다가 잘랐다가…野 "北 수석대변인"에 與 '폭발' (영상)
입력: 2018.11.06 19:49 / 수정: 2018.11.06 19:49

여야는 6일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한국당 김성태(왼쪽부터)·윤재옥·곽상도·김승희 의원 모습. /국회=임현경 인턴기자
여야는 6일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한국당 김성태(왼쪽부터)·윤재옥·곽상도·김승희 의원 모습. /국회=임현경 인턴기자

野, 청와대 인사와 신경전…"文,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고성 난무

[더팩트ㅣ국회=임현경 인턴기자] 예외는 없었다. 6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여야를 오가는 고성과 말싸움이 벌어졌다.

여야는 이날 유난히 '말꼬리'를 잡거나 말을 끊으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야당의 집중 공세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쏟아졌다.

유의동·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장 실장이 지난 4일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근거없는 위기론은 국민들의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10월 한 달 동안 주가 13.5% 하락과 코스피 급락 등의 자료를 제시하며 "이래도 근거가 없는 위기냐"고 물었다. 이에 장 실장은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있다는 표현은 경제적으로만 볼 때는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 답했다.

장 실장은 "우리가 한국 경제 또는 세계 경제에서 '경제 위기'라고 규정한 것은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경제 상황이 여러가지 지표상 과거보다 안 좋은 점이 있다. 경기가 '둔화됐다', '침체됐다', '어렵다'는 표현에는 저도 동의한다"면서도 '위기'라는 표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장 실장의 말을 끊고 "둔화냐 위기냐 이것을 엄밀히 구분해서 받아들일 경제 주체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것을 학술적으로 구분하시겠다고 하면 그래보시자고요"라며 엄포를 놨다. 그는 "그렇다면 '위기라고 표현하는 건 좀 과합니다. 이렇게 표현하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씀을 하셔야지 '근거 없는 설'이라고 발언하시면, 이게 근거가 없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장 실장은 "당일 그 발언을 할 때도 경제가 어러가지 안 좋은 것에 대해 사과를 드렸고, 그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도 예산에 대해서 보다 확장적으로 하자, 그런 의미로 설명드렸다"면서 "정부는 내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게 아니다. 경기가 어렵다는 건 정부도 여러 차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씀을 드렸고, 저 자신도 말씀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장 실장이 이날 국감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모습. /이새롬 기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장 실장이 이날 국감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모습. /이새롬 기자

김삼화 의원은 한 연구기관의 민생지수를 근거로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재차 물었다. 장 실장은 이에 "(저 기관에서 말하는) 민생지수가 뭔지 모르겠지만, 저 지수 하나를 가지고 '위기'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장 실장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냐'는 물음에는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위기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하다"고,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보느냐'는 말에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오전 (유 의원) 질의 때도 말씀드렸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승희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청와대 인사의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김삼화 의원님이 여러 가지 경제 정책에 대해 통계 오류를 짚으셨다"며 "정확히 집중하진 않았지만, 장 실장님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정부의 입장에서, 청와대에 앉아계신 입장에서 굉장히 적절치 못한 답변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잘못됐다 안 됐다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문제 의식을 가지고 국민적 입장에서 질의를 하는 의원들에게 그렇게 답변을 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의 '김정은 수석 대변인' 발언은 앞서 여러 차례 미묘한 신경전을 통해 켜켜이 쌓인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곽 의원은 "우리 삶을 돌보고 지켜달라고 해서 뽑았는데 실제 대통령이 보여주신 행보는 북한 수석 대변인이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며 미국 블룸버그 통신, 일본 산케이 신문 논평을 인용하려 했다.

그러나 여당은 곽 의원의 말을 막고 "수석 대변인이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 "할 말이 있고 하면 안 될 말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곽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외신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얘기를 끝까지 들어봐라" 라고 말하자, 여당은 "그럼 곽 의원은 외신 대변인이냐", "처음부터 외신이 한 말이라고 밝힌 게 아니지 않느냐"며 날을 세웠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야당을 향해 질의를 할 때는 내용을 좀 생각하라고 지적하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자기들은 옛날에 더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과 김 원내대표가 이날 국감에서 맞은편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 /임현경 인턴기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야당을 향해 "질의를 할 때는 내용을 좀 생각하라"고 지적하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자기들은 옛날에 더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과 김 원내대표가 이날 국감에서 맞은편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 /임현경 인턴기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할 때 질을 좀 좋게 하자"며 핀잔을 주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자기들(민주당)은 옛날에 더했다"며 웃어 넘겼다. 김승희 의원은 "이정도면 아주 고질(高質, 수준 높은 질문)이다"라고 반박했고, 이에 서 의원은 "아유 고질적이네요"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

한편 양당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측에서는 "협치를 하자더니 이게 대체 뭐하는 짓들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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