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고(故) 신성일의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가 대거 방문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날 고인의 빈소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 맞은편에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홍일표 한국당 의원이 앉아있다. /서울아산병원=강일홍 기자 |
故 신성일, 배우이자 정치인…보수 인사 빈소 대거 방문
[더팩트ㅣ임현경 인턴기자] 영화계의 '큰별'이자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배우 신성일의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가 대거 방문했다.
4일 타계한 고(故) 신성일 씨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 이튿날인 5일 고인의 빈소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각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 주요 정치 인사가 이날 빈소에 방문해 고인을 기렸다. 이들은 생전에 국회의원을 지낸 고인에게 선·후배·동료 정치인으로서 예를 갖췄다. 특히 강석호 의원은 고인의 조카로서 빈소를 지켰다. 강 의원의 아버지는 고 강신우 삼일그룹 회장으로, 고인의 친형이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한나라당 총재였을 당시, 고인은 국회의원 선거(대구 동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회창 전 대표가 이날 오후 고인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이회창 전 대표는 "고인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 성격이나 언동이 매우 자연스러워 꾸민 데가 없음)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전 대표는 한나라당 총재를 역임하며 지난 2000년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한 고인과 연을 맺었다.
유승민 의원은 고인의 지역구였던 대구 동구를 이어 받아 17대부터 현 20대 국회까지 네번 연속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제가 국회의원을 하기 전부터 고인과 제 부모님이 친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유 의원은 "더 사시면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가셔서 마음이 아팠다"며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이외에도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주호영 의원 등 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포함해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앞서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이 된 서청원 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측 인사가 고인의 넋을 기린 가운데,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또한 빈소에 자리했다.
박지원 의원은 고인을 두고 "해탈한 도사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날 오후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박 의원은 "고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해탈한 도사 같은 분이었다"며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아내를 만나 안부나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의 본명은 강신영이었지만, 1981년 본명 표기가 원칙인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배우 활동명인 '신성일'을 강조하기 위해 '강신성일'로 개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한국국민당 후보로 제1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1996년 재도전했다가 실패,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대구 동구에 출마했을 때에야 비로소 당선의 꿈을 이뤘다.
고인은 16대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5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옥외광고물 업자 2명에게서 광고물 수의계약 등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억8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2년 가까이 복역했다. 이후 200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돼 형기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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