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여야, 예산안 전쟁 개막 '지켜라 vs 깎아라'
입력: 2018.11.05 00:00 / 수정: 2018.11.05 00:00

국정감사를 끝낸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인사를 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국정감사를 끝낸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인사를 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文정부 집권 3년 차 동력 사수 vs '소득주도' 예산 막겠다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국회가 2019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한다.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은 470조 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이다. 여당은 정부 예산 원안을 어떻게든 지켜내겠단 계획이고, 야당은 대대적으로 삭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예산안 심사를 앞둔 여권은 더이상 물러날 수 없는 절벽에 선 상황이다. 가뜩이나 경제·고용 등 각종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우려가 새어 나오는 가운데 예산안을 지켜내지 못하면 내년도 집권 3년 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가 동력을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자리와 혁신성장, 소득분배 개선 등 국정과제 예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 대비 워크숍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성과를 가시화하는데 동력이 되는 예산인만큼 정부예산을 지켜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강 원내대변인은 "내년도 예산안은 재정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양극화와 저출산, 고용 없는 성장 등 구조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지키는 예산, 미래세대를 위한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예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민들께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업 타당성과 쟁점에 대한 팩트, 논리로 무장해서 정부 예산을 사수하겠다"며 원안 사수를 넘어 "정부안에 대한 증액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 국민이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포용국가론을 내세웠다. /이새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 국민이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포용국가론'을 내세웠다. /이새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직접 나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정책기조를 재확하며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정부 예산안에 협조해달는 야당을 향한 요청이었다. 문 대통령은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 국민이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며 우리 정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당은 남북관계와 관련된 평화 예산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일 구두 논평을 통해 "남북관계 및 한반도 비핵화 관련 평화예산 부분도 잘 처리될 것을 기대한다"며 "야당이 이 분야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하고 예산안을 같이 검토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야당 입장에선 이번 예산안 심사가 정국 주도권을 탈환하고 여당의 힘을 빼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예산안을 '세금중독예산'으로 규정, 20조 원 이상을 삭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듣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듣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오만과 독선, 세금중독예산, '장하성의 소득주도 예산'을 대폭 수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내년도 수퍼예산이 그저 땜질하고, 쏟아붓고, 말 그대로 '소를 잡아먹는 예산'이 아니라 죽어가는 경제 동력이 회복되도록 하는 예산이 되도록 재정 투자 방향을 바꿔나가게 해야겠다"며 "가짜 일자리 예산 8조 원과 핵 폐기 없는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 예산 등 세금중독예산을 20조 원 삭감하겠다"고 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3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또다시 구조적인 문제 탓과 대외 경제 탓으로 돌리는 '남 탓' 으로 일관했다"며 "청와대와 정부, 여당 어디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혈세 쏟아붓기식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나 정책 기조 변경에 대한 치열한 내부 논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정부예산안 심사에서 잘못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지적·견제하고, 국민 경제의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게 하는 경제정책 기조 변경이 이루어질 수 있게 제1야당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본회의장 외빈 관람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지켜보던 당시.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1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본회의장 외빈 관람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지켜보던 당시. /국회사진취재단

바른미래당 역시 정부 원안에 대해 견제하며 '경제 살리기'를 위한 예산안 편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저임금, 고유가, 금리 압박 등의 엄중한 현실을 고려, '경제 살리기'에 2019 예산심사의 역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바르게 나누는' 예산심사를 할 것이다. 서민 경제를 응원하는 미래예산으로서 예산이 바르게 나눠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일자리 정책 예산의 성과 제고 차원에서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근로장려세제 확대 방안과 청년 일자리 등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정부의 공무원 증원에는 분명히 반대 주장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당성이 낮거나, 집행 가능성이 낮거나, 또한 중복성이 있는 사업예산은 과감히 삭감하는 진짜 지출구조조정을 추진, 국민의 혈세가 '눈먼 돈'이 되고 허투루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예산심사단계에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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