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정감사 우수상·최우수상은 '자화자찬'?
입력: 2018.11.04 00:00 / 수정: 2018.11.04 00:00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자 각 시민단체, 정당, 언론매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의원들에게 상을 남발하고 있다. 고성, 막말로 불거진 국감 당시 온도와는 다른 시선으로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선정 2016년도 우수 국회의원 시상식에 참석한 의원들의 모습/ 뉴시스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자 각 시민단체, 정당, 언론매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의원들에게 상을 남발하고 있다. '고성', '막말'로 불거진 국감 당시 온도와는 다른 시선으로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선정 2016년도 우수 국회의원 시상식에 참석한 의원들의 모습/ 뉴시스

'그들만의 잔치', 정당, 시민단체, 언론사에서도 선정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모 의원 국정감사 우수상 수상", "국감을 빛낸 의원", "오늘의 국감 의원"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자 각 시민단체, 정당, 언론매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우수' 의원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그러나 '고성', '막말'로 불거진 국감 당시 온도와는 다른 시선으로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감 우수의원을 선정하는 시민단체로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NGO 모니터단, 법률소비자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이 있고, 각 언론사에서도 선정하고 있다. 각 단체들이 수상하는 의원들의 숫자는 10명에서 20명 정도로 많지 않지만, 단체들 모두와 각 당, 언론사에서 선정하는 우수 의원들을 포함하면 거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국감 우수 의원'이 된다.

홍금애 NGO 모니터단 집행위원장은 "이번 국감은 아직 우수의원을 선정하지 않았는데 한 달 뒤쯤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각 상임위별 25% 해당하는 의원들에게만 상을 준다"고 답했다.

이어 "상임위에서 각 당에 한두 명씩 주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어려운 것. 반대로 75%가 워스트가 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줄곧 이렇게 해오고 있다"며 "현장에서 질의한 것을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삼수 경실련 정치사법팀장은 "매번 상황에 따라 다른데 작년에는 20명 선정했고, 올해는 별다른 큰 이슈가 없어서 8명만 뽑을 예정"이라며 "선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국회의원에게 따로 상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수상을 선정하는 단체들이 많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도가 좀 다르다"며 "차별성을 두고 있다. 우리는 핵심 의제 29개를 발표하는데 반드시 다뤄야 할 정책 위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당에서 자체적으로 주는 국감 우수의원도 있어서 사실상 정당선정 우수의원은 시민단체나, 국감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의원들 위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국정감사 마지막날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마지막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있다./임세준 기자
정당에서 자체적으로 주는 국감 우수의원도 있어서 사실상 정당선정 우수의원은 시민단체나, 국감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의원들 위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국정감사 마지막날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마지막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있다./임세준 기자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도 "메니페스토실천본부는 격년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각 단체, 당 등에서 선정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연말 의정보고서 제작에 실리기 때문에 어느 단체에서 무엇 때문에 받았는지는 사실상 크게 중요하지 않고 상을 받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감 도중 중간에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며 "정밀하게 작업해야 해서 사실 중간평가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 상호 평가와 기자 평가도 해당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내용을 보면 이해관계를 막론하고도 솔직한 분들이 있는 반면, 이해관계로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당에서 자체적으로 주는 국감 우수의원도 있어서 사실상 정당선정 우수의원은 시민단체나, 국감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의원들 위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물론 각 정당의 '자화자찬' 우수의원 선정 모습은 씁쓸해 보이기도 했다.

먼저,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실시된 '2018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을 열었다. 국감 최우수상에 유민봉 의원, 특별우수상에 백승주·이채익·임이자·민경욱 의원을 선정했다. 그러면서 우수의원에는 대규모로 38명 의원을 선정하기도 했다.

수상 의원 선정사유로 한국당은 "탁월한 감사활동과 합리적 대안제시를 통해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민생정치 실현에 기여하여 당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들었다.

바른미래당은 매번 아침회의에서 오늘의 국감의원을 선정하는 등 셀프 칭찬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사진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의 모습./ 이선화 기자
바른미래당은 매번 아침회의에서 오늘의 국감의원을 선정하는 등 '셀프 칭찬'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사진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의 모습./ 이선화 기자

바른미래당은 매번 아침회의에서 오늘의 국감의원을 선정하는 등 '셀프 칭찬'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1일 열린 의원총회 시작 전 국감 활약상 영상을 시청하기도 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영상이 시작되자 "자화자찬이네"라는 말도 나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감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활약이 대단했다"며 "특히 모 언론 기사에서 13개 상임위 별로 최우수의원 명단 발표했는데 17명 중 8명이 우리당 소속의원"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전체비율 10%지만 국감 1위는 47%에 이르고 있다"며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던 것은 양당(민주당·한국당)과 달리 정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생산적인 국감에 임했던 의원들 노력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 우수의원을 뽑고 싶으면 의장이 공식적으로 주거나, 시민단체가 하나의 창구를 만들어 결정하고 선출해야 한다"며 "뽑히지 않는 의원들에게는 항상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 절차가 없다면 이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시민사회 전문가들이나 언론 관계자들은 이번 2018년 국감에 대해 입을 모아 "이번 국감에서 잘했다고 칭찬받는 의원들은 2~3명으로 좁혀진다"며 "유치원 비리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논란 문제를 지적한 유민봉 의원 등이 포함된다"고 평가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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