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국역의 비무장화가 완료됐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환영식장으로 향하는 모습./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남북 군사당국 등 26일부터 비무장화 이행 결과 점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초소와 화기를 철수하는 등 비무장 조치가 완료됐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JSA 무장화 조치가 취해진 지 42년 만이다. 이르면 다음 달쯤 일반 관광객들이 JSA 남북지역을 출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 3자 협의체는 26일부터 이틀간 비무장화 조치 이행 결과를 점검하기 위해 JSA 내 남북 모든 초소와 시설물을 대상으로 공동 검증절차를 진행한다. 앞서 3자 협의체는 전날 오후 1시 JSA 내 모든 화기와 탄약 및 병력을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조처는 9·19군사합의에 따른 이행으로,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대책을 강구하기로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남북은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 들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또 비무장지대 내에서 시범적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진행하기로 하고, 비무장지대 안의 역사유적에 대한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JSA 내 경비근무도 합의서에 따라 남북 각각 35명 수준의 비무장 인원이 수행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남북 군인들은 26일부터 JSA 외곽 지역에 새로 설치된 초소에서 개인화기를 휴대하지 않고 근무하게 된다. 남북은 JSA 북측지역 72시간 다리 시작점과 남측지역 판문점 진입로에 우리 측과 북측 초소를 신설해 민간인의 월북 또는 월남은 물론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한다. 남북은 지난 1~20일 JSA 일대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남측 초소 4곳과 북측 초소 5곳 등 초소 9곳의 화기·병력을 철수했다.
비무장화의 완료가 검증되면 남북 민간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JSA 남북 관할 지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JSA 민간인 방문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1953년 7월 체결된 종전협정으로 인해 생긴 판문점은 유엔군과 북한 인민군의 교섭 장소로 활용됐다. 원래 양측이 자유롭게 왕래했으나, 북한군에 의해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측은 유엔군이, 북측은 북한군이 경비하는 지역으로 제한됐다.
도끼 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판문점 서쪽 사천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에서 유엔군이 시계를 방해하는 미루나무 절단을 시도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를 중단하라는 북한군과 마찰이 있었고,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이어가다 북한군이 도끼 등을 휘두른 습격 사건이다. 이 사고로 미군 장교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대위가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