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취재진 '빵' 터뜨린 정의당의 타고난 정치 예능감
입력: 2018.10.26 05:00 / 수정: 2018.10.26 05:00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 정의당을 향해 난시라고 지적하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안대를 착용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당은 난청으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하는 최 대변인. /국회=박재우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 정의당을 향해 "난시"라고 지적하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안대를 착용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당은 난청으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하는 최 대변인. /국회=박재우 기자

최석 대변인 "국민께 작은 웃음이라도 드리고 싶다"

[더팩트ㅣ국회=이원석·박재우 기자] 최근 정의당의 뛰어난 정치 예능감이 주목받고 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5일 안대를 쓴 채 정론관에 나타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충고로 안과에 다녀왔다. 이제는 김 원내대표가 이비인후과에 다녀올 차례"라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는 김 원내대표가 정의당을 향해 "상대가 어느 지점을 패고 있는지도 잘 못 알아볼 정도로 난시가 있다면 시력교정부터 하고 나서기 바란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최 대변인은 "정의당이 난시로 시력교정을 받아야 한다면, 한국당은 난청으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이렇게 큰소리로 욕을 하는데, 못 알아듣는 것을 보면 불치병에 가깝지만, 현대 의학의 힘을 총동원해 치료에 매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 기적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고 비꼬았다.

한국당의 비판을 태연하게 받아치며 역공을 편 최 대변인 브리핑 내용에 취재진도 웃음이 터졌다. 브리핑이 끝난 뒤 최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정말로 눈다래끼가 낫다"고 설명하며 안대를 직접 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취재진의 추가 사진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최 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에서도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국조) 실시건과 관련 한국당을 겨냥해 "역시나 대한민국 제1야당의 품은 넓고도 깊었다"며 속칭 '돌려까기'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도 고용세습 의혹 국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정의당의 주장에 대해 한국당에서 반대되는 목소리가 나왔고 반어법을 통해 이를 꼬집은 것이었다.

최 대변인은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tbs 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얼마든지 강원랜드를 포함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이를 한국당의 정리된 입장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정의당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국조 제안을 비난한 이양수 원내대변인의 논평과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의 모두발언 같은 것은 그냥 분위기 파악 못 한 돌출행동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가 다투며 차가워진 공기를 유머 한마디로 녹이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선화 기자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가 다투며 차가워진 공기를 유머 한마디로 녹이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선화 기자

최 대변인은 "혹시라도 채용비리라는 모든 국민이 분노할 만한 사안을 갖고 정쟁으로 사용하지 않나 의심했던 순간을 반성한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소인 잡배들이나 하는 짓이다. 자신과 타인을 평가하는 잣대가 동일한 한국당 입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통일되지 않은 한국당의 목소리를 강제로 결정해버리는 기발한 전략'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최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전부터 재밌게 논평을 많이 내려고 해왔다"며 "국민들이 정치를 생각하면 짜증 나고 화나고 기분 나쁘고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데 심각한 내용이지만, 작은 웃음이라도 드리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가 다투며 차가워진 공기를 유머 한 마디로 녹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여야 공방 중 흥분한 한국당 심재철 의원을 같은 당 의원들이 "심 의원, 그만하시라"고 말리자 심상정 의원은 "이름을 불러 달라. 심 의원이 여기 많다"고 말했고, 여야 의원 모두 폭소했다.

지난 7월 23일 타계한 정의당 故 노회찬 의원도 평소 토론과 인터뷰 등에서 언어유희와 화려한 언변을 통해 많은 웃음을 준 바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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