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재가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한미 갈등 無 …"긴밀 협의"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청와대는 수일 내 관보에 게재하는 공포 절차를 밟을 예정이며, 그 시점으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조금 전 평양공동선언과 남분군사합의서를 재가했다"며 "평양 공동선언은 절차를 거쳐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양공동선언은 2~3일 내에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측 문본과 함께 북측에서 유사 성격의 문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측과 문본 교환 시점에 따라 관보 게재 시점이 정해진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재가를 한 문본을 북쪽과 교환을 하게 되고 그 후 관보에 게재를 하게 된다”며 "관보에 게재함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데 관보 게재는 29일에서 31일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북측과 문본을 교환한 뒤 별도의 관보 게재 절차를 밟는다. 남북 쌍방이 서명하고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그 문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김 대변인은 "이번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성격도 있지만, 그 자체로 독자적인 선언"이라며 "이 비준안에 담긴 내용 그 자체로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두 합의문 비준을 사정해 심의·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두 합의서를 의결한 것과 관련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길일뿐만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은 이행의 성격이 강하다는 등의 유권해석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군사합의서 분야에 대해선 국회가 비준 동의권을 갖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남북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 교류와 협력 증대, 이산가족 문제 근본 해결을 위한 인도적 협력 강화, 문화 및 예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교류 추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 진전 인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남북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실질적 군사대책 강구,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 군사적 신뢰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청와대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관망하는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전날(현지시간) "아마도 내년 1월1일 이후(after the first of the year)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과 관련해 "아직 북미 간에 합의된 내용이 없는 것 아니겠냐.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쪽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