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박 9일간의 유럽순방을 마치고 21일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수락과 국제사회에 대북제재를 공론화하는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드는 모습. /청와대 제공 |
유럽의 대북제재 완화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프랑스 국빈방문과 이탈리아·교황청 공식방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의 추진 상황 등을 설명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최대 성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수락을 얻어낸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과 관련해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며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교황은 또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가톨릭 영적 지도자인 교황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평화의 상징성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 정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해 EU(유럽연합) 주요 회원국을 상대로 대북 문제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또,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를 설명하면서 한반도 정세와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소기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및 주세페 콘테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마르켈 독일 총리 등과 유럽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최대 성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수락을 얻어낸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다만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해서 강조해온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에 "북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특히 아셈 소속의 아시아와 유럽 51개국 정상들은 'CVID'(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촉구하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에 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는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라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을 소기의 성과로 꼽는다. 청와대 역시 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기기 위해 대북제재 완화를 공론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순방 기간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유럽 주요 국가들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것도 하나의 성과로 여겨진다. 이번 순방은 국제사회의 협력 속에 향후 문 대통령의 평화체제 구축 행보에 탄력을 받을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