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환경감수성' 없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영상)
입력: 2018.10.17 15:28 / 수정: 2018.10.17 15:28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일회용품인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에코컵을 구매했지만, 여전히 몇몇 의원들은 종이컵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초록색 에코컵의 모습./이새롬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일회용품인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에코컵'을 구매했지만, 여전히 몇몇 의원들은 종이컵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초록색 에코컵의 모습./이새롬 기자.

에코컵 구비했지만…이용득·이상돈 의원 종이컵 선호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일회용품인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에코컵'을 구매하고도 몇몇 의원은 일회용품인 종이컵을 사용해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친환경적'인 행보를 강조했지만, 에코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이 같이 놓여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16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소속 의원들과 증인들 좌석에는 초록색 에코컵이 배치됐다. 실제로 몇몇 의원은 그 컵에 플라스틱 물병에 담긴 물을 따라 사용했다. 환노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대화에서 "김학용 위원장(자유한국당)이 종이컵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활동비로 구매한 것"이라며 "의원님들이 잘 쓰시고 계시고 커피도 그 컵을 이용해 드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환경감수성'은 생각보다 한참 뒤떨어졌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무렇지 않게 종이컵을 사용했고, 얼마 뒤 또 다른 컵을 사용하기도 했다. 에코컵에 물까지 따르면서 실제로는 3개의 컵을 사용한 것이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또한 종이컵을 사용했으나, 책상 밑으로 종이컵을 숨겨(?) 놓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국회 환경위원회는 환경부에 대한 감사 및 예산의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전체회의에서 솔선수범해서 종이컵,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등의 사용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3위로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나라별로 보면 우리가 132.7kg로 미국 93.8kg, 일본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공공부문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7월부터 시행 중이고,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과 종이컵 대신 텀블러 물병과 유리컵을 사용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플라스틱 물병에 대해 언급하자 환노위 관계자는 "의원님들은 체면상 물병을 든 채로 물을 마시지는 않는다"며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을 없애려면 주전자를 들고 다니면서 물을 드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반면,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에코컵에 커피를 직접 따라 먹기도 했고,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텀블러와 개인용 컵을 가져와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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