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튀어야 산다' 2018 국정감사 '스타' 의원은 누구?
입력: 2018.10.10 05:00 / 수정: 2018.10.10 05:00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한 달 동안의 성과가 한해 성과가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기간 동안 국회는 자료 작성과 예상 질의응답 준비 등으로 야근과 밤샘 근무를 이어 간다. 사진은 국회의원 사무실이 위치한 의원회관 전경. /더팩트DB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한 달 동안의 성과가 한해 성과가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기간 동안 국회는 자료 작성과 예상 질의응답 준비 등으로 야근과 밤샘 근무를 이어 간다. 사진은 국회의원 사무실이 위치한 의원회관 전경. /더팩트DB

의원·보좌진·당직자 국감 총력태세 돌입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어떤 스타의원이 탄생할까. 송곳 같은 질문을 하는 의원,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소품을 준비한 의원 등등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국민의 눈과 귀가 국회로 향하고 있다.

국회에는 국정감사를 '한 달 동안의 성과가 한해 성과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 만큼 국회 보좌진들은 국감기간 동안 자료 작성과 예상 질의응답 준비 등으로 야근과 밤샘 근무를 이어 간다. 각 의원실이 이 인고의 시간을 참고 견디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국감은 10일부터 29일까지 19일간 진행되며, 피감기관도 대략 700곳으로 광범위하다. <더팩트>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의원실별 어떤 아이템을 발굴하고 준비하는지 알아보았다. 의원실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특징은 의원들의 성향과 비슷했다.

의원과 자유롭게 토론을 통해 아이템을 발굴하는 타입, 의원이 주도해서 아이템을 정하는 타입, 트렌드에 민감한 타입 등 다양한 성향의 의원실이 있었다. 각 보좌진들은 자신의 의원실에 대해 말할 때마다 "각 의원실마다 다르긴 한데…"라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299명의 의원들이 출신 지역, 전문분야가 전부 다르다 보니 일하는 방식도 각양각색이었다.

해당 의원과 보좌진들의 '궁합'또한 중요했다. 국감에서는 보좌진들의 훌륭한 자료조사 능력도 중요하지만, 의원들의 재치 있는 행동 없이는 쉽게 언론의 관심을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무위 소속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소득주도성장의 허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라며 세금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얘긴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한국당 의원(오른쪽)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문병희 기자
정무위 소속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소득주도성장의 허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라며 "세금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얘긴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한국당 의원(오른쪽)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문병희 기자

◆ '하나만 판다'는 의원실…한 이슈에 몰두·집중

개별 위원회가 국감에서 감사해야 할 피감기관은 평균 45개 기관이다. 그중 최대 피감기관을 갖고 있는 위원회는 문체위 81개부터 최소 정보위 5개(기재·법사·외교위 제외)로 다양하다.

의원실마다 7~8명의 보좌진이 있는데, 지역구에 있는 보좌관 1명, 행정·수행 비서를 빼놓고는 전부 국정감사 모드에 들어간다. 그중 보좌진들은 특정 상임위별을 나눠 감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최대 7명의 보좌진들이 45개의 피감기관을 다 맡아 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역부족이다. 하나의 이슈를 설정한 뒤 각각의 피관기감에서 자료를 요구해 이 이슈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실정'이라고까지 말하면서 강하게 파고든다는 방침이다. 정무위 소속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이번 국감에 임하는 자세를 묻자 "소득주도성장의 허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라며 "세금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얘긴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허상을 밝히고 국감에 힘을 총 집결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석 의원 또한, "공정위와 금융위 금감원의 권한 남용과 과도한 기업경영 간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운동선수의 병역특례제에 대해 거듭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병역면제가 안 되느냐고 발언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그는 국감에서 정보공개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병역특례에 대해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찾은 이슈 중에서 문화분야 특정인들이 이상한 대회에서 상을 받고 특례를 받은 사례가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체육 분야에서도 비슷한 사례도 있다"며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주로 특권 내려놓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방부에서도 장군 출신과 병사 출신의 묘지 크기가 다르고 위치도 다르다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치를 발휘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 노회찬 전 의원으로 뽑는다. 노 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누워 주목을 받았다. 신문지를 깔고 누워있는 노 전 의원의 모습. /뉴시스
재치를 발휘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 노회찬 전 의원으로 뽑는다. 노 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누워 주목을 받았다. 신문지를 깔고 누워있는 노 전 의원의 모습. /뉴시스

◆ 국회의원 개인의 '골 결정력'

보좌진의 도움을 받고도 국감에서 의원들의 순발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면, 언론의 관심을 끌기 힘들거나 그동안 준비해왔던 노력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의원들이 현장에서 뛰어난 재치를 발휘해 의원실의 성과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경우도 있다.

재치를 발휘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 노회찬 전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노 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누워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이 수감된 구치소가 비인격적이라며 유엔 인권이사회에 고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노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거실 면적은 10.08㎡"라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수용자, 부산고법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수용자의 10배다. 따라서 유엔 인권기구에 인권침해로 제소해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4만여 일반 수용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반 수용자들이 쓰는 공간이 얼마나 좁은지 보여주기 위해서 신문지 두 장 반을 붙인 후 직접 그 위에 누워 보였다.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이같이 재치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상임위 단계에서 드레스코드(dress code)를 맞춰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본 상임위가 문화적 상임위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참석하는 의원, 문체부 등 피감기관 장·차관, 간부 등의 복장부터 '문화적 드레스 코드'로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여·야 3당 간사들이 좀 더 문화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 상임위의 복장을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면 어떻겠냐"며 "문화는 상상력이다. 옷부터 달라지는 상임위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한복, 청바지, 노타이, 태권도복 등의 아이디어가 언급돼 향후 국감에서 문체위의 옷차림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안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이 아이디어는 안 의원께서 직접 내신 것"이라며 "주로 의원께서 아이디어를 내시고 의원실 보좌진들은 더 풍부하게 아이디어를 꾸미거나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질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사진은 이 의원이 문체위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질의하는 모습. / 뉴시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질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사진은 이 의원이 문체위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질의하는 모습. / 뉴시스

◆ 의원실 보좌진 아이디어 '공모형'

국회의원이 해당 의원실 보좌진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 프라이팬은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쓰이는 무기로, 이 의원은 이를 한국 게임산업과 e-스포츠 진흥책 마련을 당부하며 꺼냈다.

이 의원은 도 장관에게 "국내 개발사인 블루홀이 만든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6개월 만에 1200만장 판매와 동시 접속자 수 199만명을 돌파한 것은 우리 게임 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에서 나올 수 있도록 문화부가 토양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실의 한 비서관은 "제가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게임 방송을 관람하다 착안했다"며 "의원에게 보여드리니 직접 위원회에 가져가서 발언했다"고 '프라이팬'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e-스포츠가 가능한 게임으로 장관에게 이를 강조하기 위해 백마디 말보다는 비주얼이 중요하다는 효과를 노리고 권했다"고 말했다.

또한, "의원들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이 의원은 개방적으로 의견을 받아준다"며 "눈에 띌 수 있으면 한다는 젊은 마인드"라고 평가하며 "e-스포츠 홍보를 위한 티셔츠를 드레스코드를 입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예고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 측은 17대 국회에 첫 진출했을 때 정치권에서 최초로 패널을 들고 국감에 등장했던 것이 우원식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패널을 들고 질문하고 있다. /임영무기자
우원식 민주당 의원 측은 17대 국회에 첫 진출했을 때 정치권에서 최초로 '패널'을 들고 국감에 등장했던 것이 '우원식'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패널을 들고 질문하고 있다. /임영무기자

◆ 국감에서 눈길 끄는 것은 우리가 '원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우원식 테레비'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영상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이번 국감에도 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 의원 측은 "현안 이슈에 따라 진행할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주요 질문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찍을 생각이지만, 그 외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영상시대이기 때문에 정치권도 영상 콘텐츠를 많이 사용 중이다"라며 "우리가 '우원식 테레비'를 시작하니 다른 의원실들도 영상 콘덴츠를 준비하신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7대 국회에 첫 진출했을 때 정치권에서 최초로 '패널'을 들고 국감에 등장했던 것이 '우원식'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실 관계자는 "환경노동위 소속 당시 삼성물산을 겨냥해 질문을 하면서 패널을 준비했다"며 "계속 사용하자 그게 의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것"이라고 전했다.

19대 국회 들어와서는 국회 회의장에 스크린 생기면서 패널사용이 줄고 있고, 트렌드는 영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회 본회의장과 상임위 전체회의장에는 스크린이 배치돼 있어 의원들이 이를 적극 사용하는 편이다. 2일 열린 국회 교육사회문화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12명의 의원 중 박찬대 의원을 제외한 11명의 의원이 영상자료를 준비하기도 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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