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소나무' 11년 전 북한 방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 중앙식물원에 소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11년 후인 201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방북, 봉하마을의 흙과 물을 뿌렸다. 지난 2007년 10월 4일 노 전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소나무에 물을 주는 모습.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 |
11년 父가 심은 소나무 마주한 건호 씨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11년 전인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 당시 평양중앙식물원에 심어 놓은 '노무현 소나무'에 봉하마을의 흙과 물이 뿌려졌다. 아버지가 심은 소나무를 북한에서 마주한 아들 건호 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건호 씨 등 160명은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지난 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 중이다. 이 대표와 건호 씨 등 남측 일행은 6일 민·관 방북단의 일정 중 하나로 평양 중앙식물원을 참관했다. 이곳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11년 전 심은 '노무현 소나무'가 있다.
남북은 이날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 소나무 앞에서 봉하마을 등에서 가져온 물과 흙을 뿌리는 행사를 개최했다. 기념행사는 노무현 재단 측이 노 전 대통령의 집, 봉하들판 등 노 전 대통령의 기억이 묻은 6곳의 흙과 물을 나무에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버지가 심은 소나무에 흙과 물을 뿌린 건호 씨는 "봉하마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뿌리고 나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많이 뜨거워진다"면서 "사실 10·4선언이 있음에도 민족 간 교류가 제한되면서 과연 앞으로 다시 공동으로 기념할 날이 올지 알 수 없다는 불안을 가졌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보니 북측에서도 10·4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관리해주시고, 잘 지켜주시려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나무를 잘 관리해주신 북측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아무리 분단이라지만 그 속에서도 싱싱하게 잘 자라는 소나무를 보니 한반도에 생시가 도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나 북쪽에서도 함께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방북 당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평양 중앙식물원에 소나무를 심었다. 두 사람은 남측에서 가져간 소나무를 심으며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각각 흙을 가져와 합토하고 백록담과 천지의 물을 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