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다른 길 가는 '홍준표 키즈' 배현진·강연재
입력: 2018.10.03 05:00 / 수정: 2018.10.03 05:00

홍준표 키즈 배현진 한국당 비대위 대변인과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7월 홍준표 전 대표 미국 출국길 배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온 배 대변인과 강 전 위원장./이새롬 기자
'홍준표 키즈' 배현진 한국당 비대위 대변인과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7월 홍준표 전 대표 미국 출국길 배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온 배 대변인과 강 전 위원장./이새롬 기자

당에 남은 배현진…비대위에 불만 나타내며 당협위원장 사퇴한 강연재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키즈' 자유한국당 배현진 대변인과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다른 길'을 가는 모습이다. 배 대변인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으로 발탁돼 당내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해 지난 6·13 지방선거,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배 대변인과 강 전 위원장은 한국당 내 대표적인 '홍준표 키즈'로 불린다. 홍 전 대표는 선거 당시 여러 후보자들 중에서도 특히 두 사람을 아꼈다. 적극적으로 선거운동 현장까지 찾아가 돕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 역시 홍 전 대표의 지원 및 관심에 재차 감사를 표했다.

특히 홍 전 대표에 대한 두 사람의 '의리'는 선거 이후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홍 전 대표가 미국으로 출국할 때와 지난 9월 귀국할 때 모두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며 홍 전 대표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배 대변인은 홍 전 대표 귀국 당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변인 자격도, 당협위원장 자격도 아닌 '개인 배현진'으로서 인사하러 갔던 것"이라며 "홍 전 대표도 그렇고 사모님이 지난 선거 때 같이 운동을 해 주셨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다리가 부르트도록 도와주셔서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마중 나온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후 김병준 비대위는 배현진 대변인을 발탁했다. 회의 전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김용태(왼쪽) 사무총장, 김병준(가운데) 비대위원장, 배현진(오른쪽) 대변인. /이새롬 기자
지방선거 이후 김병준 비대위는 배현진 대변인을 발탁했다. 회의 전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김용태(왼쪽) 사무총장, 김병준(가운데) 비대위원장, 배현진(오른쪽) 대변인. /이새롬 기자

그러나 의리와는 별개로 두 사람이 가는 '길'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선 배 대변인은 홍 전 대표 사퇴 이후 들어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대변인으로 발탁되며 당 정치 중앙에 남았다. 그는 현재 대변인으로서 주요 현안, 현장마다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 전 위원장은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당협위원장직은 유지했으나 특별히 다른 직책을 맡진 않았다. 다만 그는 SNS를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존재를 알려왔다.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협위원장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페이스북 갈무리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협위원장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페이스북 갈무리

두 사람의 길이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은 최근이다. 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오늘 당협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미 비대위에서 '당협위원장 전원 사퇴'를 결정한 이후였지만, 강 전 위원장은 "일괄사퇴를 당하기 전에 스스로 사퇴할 권리 역시 저의 권리이기에 마지막 권리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비대위 행보나 이러한 중대한 결정에 대하여는 반박할 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몸 담고 있는 동안에는 내부 비판을 외부에다 하지 않는다는 소신에 따라 사퇴서로 갈음한다"며 간접적으로 현 비대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 전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것은 정치권에선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등의 비대위 결정이 친홍(親 홍준표) 물갈이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괄 사퇴 예정인 당협위원장은 모두 홍 전 대표 체제 당시 선임된 사람들이다. 강 전 위원장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 현 비대위의 홍준표 견제에 대한 무언의 항의라는 시각이다.

배 대변인 역시 홍 전 대표가 임명한 송파을 당협위원장이지만, 강 전 위원장과 달리 별다른 불만을 나타내진 않았다. 결국, 강 전 위원장의 당협위원장직 자진 사퇴로 '홍준표 키즈'로서의 배 대변인과 강 전 위원장의 길은 엇갈린 셈이 됐다.

강연재 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대문에 홍준표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페이스북 캡쳐
강연재 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대문에 홍준표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페이스북 캡쳐

당초 좀 더 적극적으로 '홍준표 키즈'로서의 면모를 보인 것은 강 전 위원장이었다. 그는 선거 당시 홍 전 대표가 당내 여론이 악화돼 대부분의 후보들이 선거 지원유세를 거부할 때 가장 먼저 나서서 홍 전 대표를 찾았다.

SNS에서도 홍 전 대표에 대한 강 전 위원장의 애정은 돋보인다. 강 전 위원장의 페이스북 대문 사진은 홍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그는 이에 대해 "제 페이스북 대문에 걸린 홍 전 대표님과 함께 찍힌 사진을 바꾸라고 조언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다"며 "특정 인물을 '해바라기'해서가 아니다. 전통과 원칙이 있는 조직은 조직 스스로 세운 사람이 권한과 책임을 다하고 걸어왔던 것, 그 자체를 존중하면서 다음을 모색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또 강 전 위원장은 홍 전 대표가 SNS를 통해 정치적 견해를 밝힐 때마다 항상 댓글을 남겨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 전 대표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배 대변인과 강 전 위원장이 정치적 갈림길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면서 향후 어떤 정치적 결과지를 받아들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미국에서 귀국한 홍 전 대표가 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도 '홍준표 키즈'인 두 사람의 정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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