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오찬 간담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특별수행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얘기를 꺼내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진은 국회의장과 5당 대표의 모습./ 뉴시스 |
"평양에서 소주 한잔" 이해찬·정동영·이정미, 돈독해진 한반도 평화 목소리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평양에서 셋이 소주 한잔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이 말에 문희상 국회의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특별수행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얘기를 꺼내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를 듣고 당시 청와대의 평양행 초청을 거절한 문 의장, 김 위원장, 손 대표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1일 국회 사랑재에서는 의장 주재 정당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매월 초에 열리는 '초월회')가 열렸다. 모두발언에서 정 대표는 "평양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그리고 저 3당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역사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아쉬운 것은 의장단, 김 위원장, 손 대표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초당적으로 평양에서 함께 했더라면 참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만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몫도 있다"라며 "국회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때가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초당적인 협력을 하겠는가"라고 평양 초청을 거절했던 문 의장과 김 위원장, 손 대표를 향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
정 대표의 발언은 야 3당 대표를 뻘쭘하게 했다. 그는 "사실은 이정미, 이해찬 대표와 평양에서 셋이 소주 한잔했다"라고 평양에서의 추억을 꺼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에 대한 걱정과 함께 어떤 변화 끌어 낼 것인가를 고민했다"라며 "평양합의라고 이름 붙이자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의 합의에 이어 제2의 평양합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특별수행단으로 평양을 함께 방문한 3당 대표는 이자리에서 거듭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은 국회의장과 5당 대표가 테이블에 앉아있는 모습. /뉴시스 |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특별수행단으로 평양을 함께 방문한 3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거듭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 강조하면서 나머지 두 대표를 압박했다.
여기에 이해찬 대표는 오는 5일 남북공동으로 평양에서 개최되는 10.4 선언 11주년 기념식을 언급하며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이 국회에 20명이 배정됐는데, (함께 참여하자고) 5당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표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정미 대표 또한, 남북 국회회담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본심은 다 같다"며 "(한반도 평화에) 이르는 방법은 다르지만, 가만히 서 있어서는 차이를 좁힐 수 없다"고 두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또한, "일단 둘이 함께 걸어야 한다"며 "첫 번째 발자국을 내딛는 것이 국회회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양에 다녀온 3당 대표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문 의장은 "우선 밥을 먹고 밥값을 합시다"라며 화제를 전환했다.
한편 한국당은 비공개 회동에서 남북 국회회담이 서울이 아니면 사실상 힘들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회담 장소로) 서울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서울에서 하면 당연히 함께 하는 것이고, 평양에서 하면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국회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당을 떠나서 협력할 때라는 것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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