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종전-비핵화' 등 거센 '북풍'…野, 국감 '한방' 통할까?
입력: 2018.10.01 00:00 / 수정: 2018.10.01 00:00

야당이 국회 국정감사 앞에 다가온 북풍(北風)에 맞서 한방을 노리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경제상황과 관련해 현 정부에 맞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야당이 국회 국정감사 앞에 다가온 북풍(北風)에 맞서 '한방'을 노리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경제상황과 관련해 현 정부에 맞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국·바른미래당, 경제 문제 부각으로 '반격' 시도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야권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시작된 거센 '북풍(北風)'을 잠재울 강력한 한방을 준비 중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히 경제 문제 부각을 통해 반격한 후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서는 과연 야권이 강력한 '한방'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 '북풍', 이른바 '북한 변수'는 정국의 흐름 바꾸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과거에는 보수정당이 선거 등에 앞서 부정적인 방법 즉, 무력시위 등의 북풍을 이용했다면,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의 북풍은 '종전' '비핵화' '평화' 등 새로운 바람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달 제3차 남북정상회담 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야당은 이같은 북풍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는 이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9월로 예정됐던 대정부 질문을 10월로 미뤘지만, 10월에는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0월엔 '정기국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지만, 야권 쪽에서는 이슈선점에서 이른바 '북풍'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감 연기는 없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약점인 '경제 부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해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고 저평가 하면서 경제문제를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모습. /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해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고 저평가 하면서 '경제문제'를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모습. /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은 오로지 '경제'…얻어걸린 '청와대 업무추진비'

자유한국당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해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고 저평가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약점인 '경제문제'를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추석민심을 두고 한국당은 경제를 강조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정부의 경제·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상당히 컸으며, 한국당에는 거센 질타와 함께 제1야당으로서 분명한 존재감을 보여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리얼미터가 남북정상회담 직후 CBS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지난달 24일 발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44.8%)은 4.3%P 올랐지만, 자유한국당(18.6%)의 지지율은 2.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당 지도부는 북풍으로 인해 국정감사 이슈가 묻힐 거라는 우려에 대해 "국감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날선 공격을 예고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소득주도성장의 허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라며 "세금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얘긴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허상을 밝히고 국감에 힘을 총 집결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와중에 한국당 소속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면서 국감 시작 전부터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심 의원실은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를 명목으로 심야시간에 각종 술집과 고급 음식점 등에서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정보 수입 경로와 관련해 기재부와 공방전이 벌어졌다. 기재부는 심 의원실이 국가기밀을 무단 접속해 내려받았다며 자료 반환을 요구했고, 심 의원실은 정부로부터 받은 아이디를 통한 정당한 접속이었다고 반박했다. 기재부의 고발로 검찰이 지난달 21일 심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야당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여론을 자극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같은 달 27일 비상의총을 열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국정감사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심 의원과 같은 기재위 소속인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이 문제는 국감을 준비하면서 드러난 문제로 분명하게 밝히고 따져야 할 문제"라며 "묻힐 사안은 아니고, 국감에서 이를 더 부각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국정감사에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섰다. 아이돌 콘서트, 팟캐스트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사진은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의 모습./더팩트 DB
바른미래당은 국정감사에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섰다. '아이돌 콘서트', '팟캐스트'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사진은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의 모습./더팩트 DB

◆바른미래당, '대중친화형' 국감 준비와 경제 공략

바른미래당은 대중 친화적인 방식으로 국감을 준비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HOT와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그룹 가수들의 콘서트에 고가의 암표가 기승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대중의 관심사를 활용한 이슈로 국민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또, 바른미래당은 국감 관련 '팟캐스트'를 진행해 국민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국감을 접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달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바른미래당에서는 국감 전에 바른미래당의 국감 이슈를 점검하는 '바른미래당 국감 이슈 통통통 팟캐스트'를 진행한다"라며 "10월 9일까지 분야별·주제별로 진행한다. 첫 손님으로 '하태핫태' 하태경 의원님을 모시고, 현재 남북 간 평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 역시 경제 문제 공략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권 정책위의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풍'에 국감 이슈들이 묻힐 우려에 대해서는 "추석 당시에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는 있었지만, 막상 주민들끼리 나누는 얘기는 경제 얘기 밖에 없었다"라며 "이 부분을 바른미래당이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경제 관련된 이슈가 묻힐 거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감 관련해서는 현정부의 '무능'·'무책임'·'비겁'·'신적폐'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이슈를 정리하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오는 4일 정책브리핑에서 국감 관련한 내용들을 위주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에 내준 상황이다. 여전히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 국감에서 존재감과 함께 정국 주도권의 추를 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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