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문 대통령의 美 폭스뉴스 단독 인터뷰, 왜 그곳인가요?
입력: 2018.09.29 00:00 / 수정: 2018.09.29 00:00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문 대통령이 CNN 등이 아닌 폭스 뉴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커 뉴욕 호텔에서 미국 뉴스매체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문 대통령이 CNN 등이 아닌 폭스 뉴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커 뉴욕 호텔에서 미국 뉴스매체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모처럼 만에 긴 연휴이자 민족 대명절 추석이 있었던 한 주였지만 정치권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1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둘러싼 '청와대 업무추진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추석을 지나 업무추진비 공방은 점점 커져 여권과 야권의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현재 정국 '블랙홀'이 되어 정치권의 모든 이슈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지난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기간 동안 제73차 유엔(UN) 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탤런트 김부선 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두 사람의 질긴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이제 김부선 씨 옆엔 강용석 변호사가 함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文대통령, 美 폭스 뉴스와 인터뷰 가진 속사정은

[더팩트ㅣ정리=이원석 기자] -이번 주는 주 절반 이상이 추석이었지만, 정치권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여야가 격돌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시죠.

-네, 우선 발단부터 말씀드리면 심재철 의원실은 이달 초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해 대통령 비서실, 국무총리실, 대법원, 법무부 등 30여 개 정부기관의 행정정보 47만 건을 열람한 후 다운로드했습니다. 문제는 다운로드한 정보가 심 의원실이 취득할 수 없게 돼 있는 비인가 자료라는 점입니다. 이에 기재부는 심 의원에게 자료 반납을 요청했지만 심 의원실은 '국민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할 것'이라는 맥락에서 거부했고 기재부는 심 의원을 고발 조치했습니다. 이후 심 의원은 자료에 포함된 청와대 업무추진비(이하 업추비)를 공개하며 "청와대가 업추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정부의 고발 고치에 맞대응했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정부 재정정보분석시스템 디브레인에서 내려받은 비인가 자료 가운데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일부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심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서초동=남윤호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정부 재정정보분석시스템 '디브레인'에서 내려받은 비인가 자료 가운데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일부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심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서초동=남윤호 기자

-사안이 참 복잡한데요, 일단은 심 의원이 주장한 청와대 업추비 부적절 사용에 대한 진실 여부가 중요합니다. 청와대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쟁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상당히 큰 쟁점은 심 의원이 이 자료를 법적으로 취득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인데요, 해당 자료를 다운 받은 심 의원실의 모 비서관은 시스템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해당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이 일종의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검찰은 추석 직전인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심 의원실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야당 탄압"이라며 들고 일어나 국회의장실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국회가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한국은 정기국회 보이콧 등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정우 기재위 간사가 28일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로 들어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정우 기재위 간사가 28일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로 들어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심재철 논란' 국회 보좌진들 견해는?

-사실, 지금 청와대 업추비 논란과 관련해 좀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먼저 심 의원실 보좌진들이 해당 자료를 다운 받은 것 자체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다른 국회 보좌진 견해는 어떻습니까.

-네, 우선 기재부에서는 심 의원실 측이 일종의 '해킹'을 했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심 의원실 측은 이 자료들이 비인가 자료인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재부에선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심 의원 측에서 자료에 접근하기 위해 사용한 방식은 단순히 클릭 한두 번이 아닌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이 방식을 활용한 심 의원실 비서관이 이 시스템을 6년 이상 사용해왔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얘기지요. 양측 주장이 서로 엊갈리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번 몇몇 다른 보좌진들에게 견해를 물어봤습니다. 여야 구분 없이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는데요, 일단은 대부분이 '위법 여부를 알았을 것'이라는 견해였습니다. 앞서 기재부에서도 얘기했지만 심 의원실 보좌관이 이 시스템을 6년 이상 사용했다고 해요. 기재부는 또 심 의원실에서 좀 의도적으로 해당 자료에 접근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보좌진은 "보안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보좌진이 바보도 아니고 만약 정말 해킹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면 논란이 될 게 뻔한데 그걸 왜 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보좌진도 "비인가 자료인지는 예전부터 알았겠지만 자료 접근이 쉽고, 또한 다운로드가 되니까 공개할 생각을 한 게 아닐까 싶어요"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단으로 획득한 자료를 즉각 정부에 반환하지 않고 오히려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않은 채 기자회견 등에서 제3자에게 공개하고 있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에서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 누설과 행정정보의 권한 없는 처리를 금지'한 정보통신망법, 전자정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지요.

심재철 의원이 28일 대검찰청에 항의방문했다.  /남윤호 기자
심재철 의원이 28일 대검찰청에 항의방문했다. /남윤호 기자

-그렇군요, 일단 잘잘못 여부는 검찰 수사 결과 등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업추비 부당 사용 의혹의 당사자인 청와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심 의원이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청와대의 업추비 내역 등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청와대 살림을 담당하는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28일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당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는 만큼 논란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그만큼 청와대가 받는 정치적 압박이 상당하다는 얘기지요.

-이 때문인지 청와대의 공세 수준도 평소보다 상당히 높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실명을 거론해 개인적 명예를 훼손해 사법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청와대가 직접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청와대가 실제 법적 다툼을 벌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정부 역시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진실 공방은 앞으로 더 지속할 전망이어서 청와대도 정국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폭스 뉴스를 선택한 것은 미국 보수층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문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 등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 뉴스와 인터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폭스 뉴스를 선택한 것은 미국 보수층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문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 등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 뉴스와 인터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美 폭스 뉴스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 '큰 그림' 통했다

-이번에는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미국 뉴욕에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얘기해보죠.

-문 대통령은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가까운 시일 내 개최'라는 큰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유엔총회 기조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며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이번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뉴스 시청률 1위'라는 폭스 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번에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하게 된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스 뉴스는 보수 성향이 상당히 두드러지는 매체로 알려져 있지요.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CNN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맹비난하면서 폭스 뉴스와는 수시로 단독 인터뷰를 가진 바 있습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호의적이지 않은 미국 보수층을 겨냥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기 위해 폭스 뉴스 인터뷰를 결정했을 거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현재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아주 큰 결단을 내려준 덕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습니다.

-문 대통령 칭찬에 트럼프 대통령도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곳도 아니고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터뷰에서 "그(문대통령)는 대통령으로서 나에게 매우 호의적이었고 미국과 우리가 해왔고 하고 있는 일, 우리가 해내야 하는 그 일에 대해서도 그랬다. 특히 그는 어제 정말 엄청났다(Tremendous).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특별히 폭스와 했고, 그의 발언은 엄청났다. 문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을 뿐이다. 회담 때 만나고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의 이 감사를 그가 듣길 바란다. 그의 호의적인 말에 감사하고 싶을 뿐이다. 아주 감사하다. 감사하다"고 문 대통령을 격찬했습니다.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문 대통령 의도가 정말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는 것이었다면 그야말로 '적중'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오른쪽)과 강용석(왼쪽)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정의로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기 위해 출석하는 길이었다.  /남용희 기자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오른쪽)과 강용석(왼쪽)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정의로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기 위해 출석하는 길이었다. /남용희 기자

◆김부선·강용석, '잘 나가는 누나와 남동생?'

-배우 김부선 씨와 강용석 변호사를 요즘 자주 보는 것 같습니다.

-네. 김 씨의 바쁜 움직임에 취재진도 그를 자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씨는 분당경찰서에서 참고인 및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동부지법에 각각 고소장을 제출했죠. 물론 모든 자리에는 강 변호사가 함께했고요.

-김 씨가 28일 오전 이 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을 찾았을 때는 별다른 일이 없었나요?

-앞서 몇 차례 언론은 물론 강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관련 발언을 자주 해서였는지, 관심이 시들해진 탓인지, 이날은 취재진 수가 유난히 적었습니다. 김 씨가 강 변호사를 선임한 후로는 최대한 '돌발 발언'을 자제하고 있기도 하고요.

배우 김부선 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배우 김부선 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강 변호사가 의뢰인을 살뜰히 챙기는군요.

-네. 강 변호사는 김 씨가 낭독한 입장문을 인쇄해 현장 취재진에게 배부하기도 하고, 김 씨가 흥분하거나 갑자기 발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얼른 그를 진정시킵니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제가 여태껏 만나 본 변호사 중 가장 친절하고 섬세하게 제 일을 살펴주고 계신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김 씨 말처럼 최적의 변호사를 구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날 두 사람이 나란히 찍힌 사진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김 씨는 직업이 배우라서 그런지, 굉장히 위풍당당하게 현장에 나타나 플래시 세례에도 익숙하게 대응합니다. 반면 강 변호사는 두 손을 앞으로 곱게 모으고 어깨를 살짝 움츠린 채 걸었죠. 철저히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꼭 잘 나가는 누나와 가방 들고 따라가는 남동생처럼 보인다고 할까요(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임영무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남용희 기자(이상 사진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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