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연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위안부 피해 직접 언급…"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히 대응"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며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며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한다"면서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주어야 한다"고 북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위안부 피해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이라며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특히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화해치유재단을 해체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국민의 반대로 재단이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약 99억 원)을 토대로 2016년 7월 설립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철회를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