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양선언에 국회는 '온도차'…들뜬 與 정색한 野
입력: 2018.09.19 18:35 / 수정: 2018.09.19 18:35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과 관련해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과 관련해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홍영표 "역사적 행진 시작"… 김성태 "심각해"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여야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으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구체적 내용이 없는 '무장 해제'에 가까운 선언이라고 깎아내렸다.

◆홍영표 "한반도 평화 뒤로 돌리지 않는 역사적 행진 시작"

민주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받은 뒤 브리핑을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아주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홍영표(가운데)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상봉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문병희 기자
홍영표(가운데)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상봉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문병희 기자

홍 원내대표는 "남북 간에 긴장완화를 위한 사실상의 군비통제가 시작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에 굉장히 포괄적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서 중요한 합의들이 많이 이루어졌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정상이 만나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합의들을 이루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른 시일 내에 서울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이제는 한반도 평화를 뒤로 돌리지 않는 역사적인 행진이 시작됐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비핵화만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전쟁의 공포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 우발적인 충돌로 인한 전쟁 같은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점심을 뭐 드셨는지 모르지만 심각한 오류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새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점심을 뭐 드셨는지 모르지만 심각한 오류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새롬 기자

◆김성태 "심각한 오류" 손학규 "요란했지만 먹을 것 없어"

야당은 분위기가 다르다. 먼저 한국당은 문 대통령을 향해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맹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제재 문제를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에서 경제협력, 문화체육 교류가 강화돼야 하는 게 순서"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완전히 망각하고 지금 평양에서 점심을 뭐 드셨는지 모르지만 심각한 오류에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상 우리는 무장해제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핵을 꽁꽁 숨겨놓고 있는데 우리는 모든 전력을 무장해제해버리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물질‧핵탄두‧핵시설리스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폐기로 비핵화 시늉만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문 대통령은 그대로 고수했다. 북핵 신고 과정을 단계적으로 쪼개 미국의 보상체계 명시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은 그동안 북한 고수해온 살라미 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공동선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김정은 말 한마디에 우리의 무력과 국방을 해체하는 수순으로 가도 되는지 걱정이 된다. 핵은 그대로 두고 우리 군사적 부분은 무력화시키는데 과연 정부가 이렇게 해도 되는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선화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선화 기자

바른미래당 역시 이번 합의사항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천 차관의 보고를 받은 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요란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매우 사소한 모양). 한마디로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손 대표는 "잔치는 요란했는데 정작 먹을 것은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 없다"며 "핵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핵 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조선반도라는 표현은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기존 입장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손 대표는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 등 군사 관련 합의와 관련해선 "평화의 길로 가는데 군사적으로 적대행위를 종식시키는 길로 가자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한국당과는 온도 차를 보였다.

앞서 남북 정상은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北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 영구 폐기 ▲비핵화 추진 과정서 긴밀히 협력 ▲金위원장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 ▲한반도 전 지역 실질적 전쟁위험 제거 ▲올해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위한 착공식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정상화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이른 시일 내 개소 등의 내용에 합의했음을 알렸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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